최대열기자
현대자동차가 한국 울산, 중국 광저우시 등 지자체와 손잡고 수소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수소 산업이 이제 막 첫발을 떼는 단계인 만큼 한중 대표 수소 산업 선도 지자체와 힘을 합쳐 산업 생태계를 넓히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는 25일 장재훈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중국 광저우시 가든호텔에서 울산광역시, 중국 광저우시와 이런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장 대표 외에 쑨즈양 광저우시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강상욱 주광저우 한국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 기업과 지자체는 수소 생태계 구축 선도사례를 공유하고 수소포럼을 여는 한편, 수소 에너지 생산·공급·활용 등 전 주기에 걸쳐 실증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수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연구과제도 수행한다.
이를 위해 ‘수소산업협의체’를 꾸려 분기별로 정기회의를 갖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울산과 광저우가 각자 추진하는 다양한 수소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선도 도시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산과 광저우는 한중을 대표하는 수소 도시로 꼽힌다. 울산은 현대차 최대 생산거점으로 2019년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국토교통부 주관 수소 시범도시로 선정됐다. 수소전기차 보급은 물론 충전 인프라 구축을 선도한다는 평을 듣는다. 세계 첫 양산형 승용 수소전기차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됐다.
광저우가 속한 광둥성 역시 2021년 중국 정부의 5대 수소차 시범지역 가운데 하나로 지정됐다. 광저우시는 2025년까지 중국에서 가장 선진적인 수소전기차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며 수소 산업 가치사슬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가 해외에 처음 지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H투(HTWO) 광저우도 이곳에 있다.
현대차는 그간 두 도시와 개별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협약으로 3자가 연결돼 협력체계를 키울 수 있게 됐다. H투 광저우는 지난해 현지에 4.5t 냉장 물류트럭과 청소차 등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500대분을 공급했다. 내년까지 1000대 이상 물량을 추가로 보급하기로 했다.
다른 에너지 산업과 마찬가지로 수소 산업이 확장하기 위해선 다방면으로 협력체계를 강화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게 우선과제로 꼽힌다. 수소전기차는 배터리 전기차에 비해 충전 불편이 적고 가볍게 만들 수 있지만 아직 대량 생산할 만큼 수요가 없어 생산비용을 낮추지 못하고 있다. 수소 자체도 아직 공급이 충분치 않아 비싸다. 수소전기차를 비롯해 다방면으로 수요를 늘려야 전반적인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장재훈 대표는 "울산시는 현대차와 함께 수소 인프라와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 확산에 노력하고 있으며 광저우는 현대차가 해외에 최초이자 유일하게 구축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가 있다"며 "현대차는 두 곳 모두 글로벌 대표 수소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