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 과정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현지시간)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불법 이민자 추방', '관세'에 대해서도 미국인 절반 이상이 찬성을 표했다. 다만 지난주 법무부 장관 후보에서 낙마한 마코 루비오 전 하원의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인선에 대해서는 다소 평가가 엇갈렸다.
미 CBS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 방식에 찬성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 '기쁘다(31%)', '만족한다(24%)'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55%를 나타냈다. '실망스럽다'는 23%, '화난다'는 21%였다.
이번 대선을 지배했던 주요 이슈인 경제, 인플레이션 등에 대해서는 개선 기대감이 확인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물가를 '낮출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더 올릴 것'은 35%, '변화 없을 것'은 21%였다. 미국 경제가 좋다고 평가하는 유권자는 42%로 대선 전인 10월(36%)보다 늘었다. 이 가운데 공화당원들의 비율은 지난달 13%에서 25%로 높아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선에 대해서는 다소 평가가 엇갈렸다.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전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좋은 선택'이 47%로, '나쁜 선택'(34%)이라는 응답을 웃돌았다.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19%였다.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좋은 선택'(33%)이라는 응답이 케네디 주니어 전 후보보다 낮았다. 이어 '나쁜 선택' 28%, '충분한 정보가 없다' 39%다.
친러시아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내정자에 대해서는 '좋은 선택' 36%, '나쁜 선택' 27%, '충분한 정보가 없다' 36%를 나타냈다.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 등으로 지난 21일 법무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한 루비오 전 하원의원의 경우 '좋은 선택'이 44%, '나쁜 선택'이 25%, '충분한 정보가 없다'가 31%였다. 특히 이러한 응답은 정당에 따라 양극화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지지자들에 한해서만 살펴보면 이들 후보는 각각 80%, 64%, 71%, 75%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휴회 인준'까지 예고한 가운데 미 상원이 트럼프 2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만 한다는 응답은 76%를 나타냈다. 휴회 인준은 의회 휴회 시 대통령이 의회 인준 절차 없이 공식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권한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통해 2기 인선 과정에서 의회의 견제를 무력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불법 이민자 추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7%가 찬성했다. 관세에 대해서도 52%가 지지했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에 한해 살펴볼 경우 관세를 찬성한다는 답변은 무려 83%에 달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의 민주주의와 법치가 '위협받고 있다'는 응답은 65%를 나타냈다. 다만 트럼프 지지자들의 경우 이러한 응답이 5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CBS방송은 "특히 공화당원들은 2016년 트럼프의 첫 대선 승리 때보다 그가 대통령으로서 무슨 일을 할지 더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할 일에 대해 공화당원의 95%는 '흥분된다',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원의 85%는 '걱정된다', '두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9~22일 미국 성인 223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2.3%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