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신세계백화점이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물가 인상에 따른 소비침체 영향이 길어지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일부 팀장급 직원 일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1969년생(만 55세) 이상 직원 중 팀장급 직책자가 대상으로, 대상자는 1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희망퇴직은 공개적으로 진행되진 않는다. 신세계백화점은 대상 직원들에게 개별 접촉해 희망퇴직을 제안했으며, 대상자들에게는 연봉의 3배 수준의 위로금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조건에 응한 대상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고용 안정성이 탄탄해 정년 전에 퇴직하면 손해라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 대한 퇴직 신청을 매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일부 팀장급 직원들에게 제2의 인생을 계획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드리고자 (퇴직을) 제안한 게 맞다"면서도 "공식적인 희망퇴직이 아닌, 전직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으로 매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을 포함한 백화점 업계는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 탓에 성장 둔화에 직면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6196억원, 영업이익은 8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8%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 이상기후 탓에 9월 말까지 30도에 육박하는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간절기 가을·겨울(FW) 시즌 패션 매출이 부진했다. 통상적으로 백화점에서 의류 제품군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0~50%에 육박한다.
백화점 이외 신세계 계열사들도 희망퇴직을 이미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오는 2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동시에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를 포함한 임원 7~8명은 이번 달부터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앞서 이마트도 지난 3월 창사 이래 최초로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당시 희망퇴직은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상대로 진행됐다. 이어 6월에는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이마트와의 합병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e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도 지난 7월 법인 출범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이어 G마켓이 9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