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북한 개성공단에 위치한 한국 기업 소유 부지에 대형 물체가 등장하고, 차고지에서는 버스가 사라지는 등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무단 사용한 정황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 미국의소리(VOA)는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지난 18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개성공단 중심부의 한 공장 지대에서 직사각형 모양의 하얀색 물체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물체는 가로 30m, 세로 15m 규모로 지난 5일부터 같은 자리에 있었다. 또 개성공단 북쪽 지대의 한 공터에서도 이와 비슷한 물체가 발견됐다. 해당 물체가 확인된 것은 지난 9일부터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낮아 물체의 정확한 종류를 식별할 수는 없지만, 크기를 고려할 때 많은 양의 자재를 쌓아둔 것이거나 짧은 시간 내 만들 수 있는 간이 건물이 세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VOA는 추정했다. 그러면서 "물체의 종류와 관계없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모종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18일 자 위성사진에선 차고지 서쪽 지대가 맨바닥을 드러냈는데 이는 그간 주차됐던 버스가 모두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개성공단이 정상 운영되던 당시 남측은 북측 근로자의 출퇴근 편의 제공을 위해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 버스 290여대를 제공한 바 있다. 이중 약 30대를 제외한 260여대가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차고지에 남겨졌는데, 이 차량의 수는 점차 줄어들었다. 북한은 공단 가동 중단 후 이 버스를 다른 용도로 무단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최근 1년간 개성공단 내에서는 많은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공단 내 일부 부지에서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거나, 도로나 공터에서 버스와 승합차, 트럭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 일부 공장에서 자재가 없어지거나 나타나는 등의 움직임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이런 정황을 토대로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가동하거나, 본격적인 재가동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