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불확실성 높고 하방 리스크 커'

IMF 올해 연례협의 결과 발표
3분기 실적 반영해 성장률 조정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대응 요청
"적극적인 건전 재정 기조 필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는 2.5%에서 2.2%로, 내년은 2.2%에서 2.0%로 각각 내려 잡았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을 반영한 결과다. IMF는 한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하방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차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라훌 아난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미션단장과 면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IMF 한국미션단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올해 IMF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연례협의는 IMF 협정문에 따라 매년 회원국의 거시 경제와 재정, 금융 등 경제 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회의다. 미션단은 연례협의를 위해 지난 7일 방한한 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주요 부처뿐 아니라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및 민간 기업을 두루 만났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미션단장은 이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국내 수요 회복 약세로 일부 상쇄되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수렴하고 아웃풋 갭이 축소됨에 따라 내년 실질 GDP는 2.0%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지난달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2.5%, 내년 2.2%로 내다봤지만, 한 달여 만에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시 3분기 GDP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고, 이번에 반영되면서 수치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나온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1%로 지난 8월 한은 전망치(0.5%)를 크게 밑돌았다.

아난드 단장은 "인플레이션은 지난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했고, 내년에는 목표 수준인 2.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며 위험은 하방 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은 한은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나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점진적인 통화 정책 정상화가 적절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외환 시장 개입과 관련해서는 "무질서한 시장 상황을 방지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국의 내년 예산안의 건전 재정 기조와 지출 우선순위 조정은 적절하다"면서도 "다만 장기적인 지출 압력에 대응할 여력을 마련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건전 재정 기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난드 단장은 "부동산 관련 금융 리스크 대응을 위한 선별적인 정책 노력에 대해 환영한다"며 "당국은 취약 요인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선제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통화 정책이 점진적으로 정상화함에 따라 필요시 추가적인 건전성 조치가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중요 과제라고 진단했다. 아난드 단장은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대응과 자본 배분의 효율성 제고, 생산성 제고가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며 "지경학적 분절화, 기술 변화, 기후 변화 등 변화하는 환경에서 개혁을 강화하는 것도 회복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 회복력 강화를 위해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데 있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책 우선순위에는 혁신 강화, 공급망 다변화, 서비스 수출 촉진 등이 포함된다"고 짚었다.

IMF는 이번 연례협의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한 뒤 경영진 승인 후 IMF 이사회에 이를 상정할 계획이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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