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대한전선과 KG스틸이 해저케이블 사업을 중심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국내 최대 규모 케이블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대한전선은 KG스틸과 19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파크에서 상호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을 위해 KG스틸의 토지를 매입한다. KG스틸은 부지 대금으로 대한전선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재무적 투자자로서 미래가치 제고를 공동 도모한다. 두 그룹은 비즈니스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 협업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우선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시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의 약 215,000㎡(약 6만5000평) 토지를 매입해 해저 2공장 건설부지로 쓴다. 현재 가동 중인 해저케이블 1공장과 맞닿아 있고 주요 생산 시설인 당진케이블공장, 솔루션공장까지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공장 준공 후 국내 최대 규모의 케이블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대한전선은 생산시설의 집적화를 통해 지중과 해저, 전력과 통신, 소재와 완제품 등 케이블과 관련된 모든 제품을 한 지역에서 생산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KG스틸은 부지대금 1100억원을 CB로 지급받는다. 대한전선의 미래 가치를 높게 보고 상호 협력을 통해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전선은 지난 3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재원과 이번 CB 발행을 통해 해저 2공장 건설을 단계별로 추진한다. 글로벌 해저케이블 수요 확대에 맞춰 620kV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외부망 해저케이블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수직연속압출시스템(VCV) 타워 등 최첨단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협약을 통해 북미 시장 시너지 창출을 모색한다. 양사가 수십년간 북미 시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미국 수출 확대 등을 위해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은 "KG스틸과의 협력을 통해 최적의 위치에 해저 2공장을 건설할 수 있게 됐다"며 "공장 건설부터 수주 확대까지 전사적으로 총력을 기울여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 사장도 "경쟁력 있는 두 그룹이 만나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협약을 기점으로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다방면으로 협력해 두 그룹이 동반 성장하도록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곽정현 KG그룹 경영전략 사장은 "업종의 한계를 넘어선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핵심 산업 파트너와의 시너지 창출로 미래 성장 가능성을 한층 높여갈 것"이라고 했다.
대한전선은 1941년에 세워진 국내 최초의 전선회사다. 지난 5월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를 준공해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당사는 국내 유일 해상풍력용 포설선(CLV)을 확보해 설계·생산·운송·시공·유지보수까지 해저케이블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사업을 수행할 역량을 갖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