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빚 1900조원 넘어 '역대 최대'…주담대 19.4조원 ↑

주택매매 거래 늘며 주택담보대출 증가한 영향
한은 "명목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 중"
4분기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예상

3분기 우리나라 가계신용(빚)이 3년 만에 최대폭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주택매매 거래는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반영된다. 올해 7월 이후 부동산 거래는 둔화되고 있어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8조원 늘었다. 이는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최대폭 증가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2분기(8조2000억원), 3분기(17조1000억원), 4분기(7조원) 계속 늘다가 올해 1분기(-3조1000억원)에 줄었지만 2분기 다시 13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 분기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가계신용 잔액은 3분기 들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가계신용 중 카드대금(판매신용)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3분기 말 179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6조원 증가했다. 증가폭도 전 분기(13조3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늘면서 주담대가 전 분기보다 19조4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증권사 신용공여액 감소에 기인해 전 분기보다 3조4000억원 줄며 12분기 연속 감소했다.

주담대 잔액은 111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9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 분기(16조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고, 2021년 3분기(20조9000억원) 이후 최대폭 늘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가계신용에 대해 "3분기 가계신용은 2015~2023년 장기평균 증가폭인 22조2000억원을 하회했고, 가계신용 누적 증가율은 1.5%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거시건전성 정책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노력으로 9월 들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 흐름을 보인 데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향후 3개월간 가계부채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 7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둔화되고 있어 주택 거래에 후행하는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대출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59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2조7000억원 늘었다. 주담대는 전 분기보다 22조2000억원, 기타대출은 5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주담대는 관련 통계 공표를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최대폭 늘었다.

반면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04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7000억원 감소했다.

보험, 증권, 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도 532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조9000억원 줄었다.

3분기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 잔액은 118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추석 연휴 등으로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늘면서다.

경제금융부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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