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준기자
러시아의 전장으로 파병된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미국이 공식 확인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의 단계별 대응에 따른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한국 혼자 움직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리를 뒀다.
한덕수 총리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제사회, 특히 우리의 가까운 동맹 미국과 충분히 협의를 해가면서 진전시킬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느냐'고 묻는 말엔 "결정된 건 없다"고 답했다.
앞서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쿠르쿠스로 이동한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 작전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국방부·외교부 측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만 내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의 전투 참여를 아직 단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총리는 "분명한 건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대한민국에 여러 측면으로 중요한 사안이자 세밀하게 파악하고 들여다볼 일이라는 점"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기술을 전수받거나, 러시아의 경제적 지원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강화하는 등 한반도 안보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전쟁 경험을 쌓게 되면 우리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한국 혼자 할 일은 아니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추진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