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에서 이스라엘 대사로 지명된 ‘기독교 보수주의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중동을 포함한 국제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도 전부터 중동 전역에서 여파가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한 그는 이란, 중국 등 적성 국가에 대해서는 강경 매파 기조도 드러냈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로 발탁된 직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 우리의 내부 및 국제관계를 완전히 재설정해야 할 때"라며 "그게 바로 트럼프가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현재 중동의 분쟁 상황에 얼마나 빨리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취임 선서를 하기도 전부터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동 전역에서 새로운 보안관(트럼프)이 타운에 온 것을 알고 국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주머니에 총알 1개만 넣어 다니는 (우유부단한 TV 프로그램 캐릭터) 바니(바니 파이프)가 아니다"면서 "이것이 바로 진짜 거래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도널드 트럼프"라고 강조했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자신이 이스라엘 대사로 지명된 것에 대해 "희열을 느낀다(ecstatic)"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허커비 전 주지사의 지명 소식을 담은 성명을 통해 "마이크는 훌륭한 공직자이자 주지사, 신앙의 리더다.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허커비 전 주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포함된 다른 이름들을 보면서도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중동 특사로 발탁된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에 대해서는 "그 지역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주유엔 미국 대사로 지명된 엘리스 스터파닉에 대해서는 "반(反)하마스 성향 교수들을 의회 청문회에서 강하게 비판했던 그가 유엔에 등장한다면, 평생 보지 못한 정도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과거 트럼프 당선인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터무니없는 최악의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란과 공산주의 중국처럼 인권을 가장 심각하게 침해하는 국가들이 인권위원회에 있으면서 인권에 관해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가안보라인 요직에 발탁된 다른 행정부 인사들과 동일한 반(反)중국, 강경 매파 기조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는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 허커비 전 주지사의 지명 소식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서는 환영할 만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평가했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아칸소 주지사를 역임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인 보수주의자로, 미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과거 두 차례 대선 출마를 위한 공화당 경선에도 도전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백악관 대변인이자 현 아칸소 주지사인 사라 허커비 샌더스의 부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