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랠리 피로감에 '숨 고르기'…테슬라·DJT ↓

장초반 보합권서 혼조세
테슬라 1.79%·트럼프미디어 9.37% 하락
Fed 위원들 발언 주목…13일 CPI 발표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2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권에서 혼조세다. 전날 '트럼프 랠리'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증시는 이날 최근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숨 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다음 날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를 대기하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0시38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 하락한 4만4202.69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03% 내린 5999.3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12% 오른 1만9321.57에 거래 중이다.

종목별로는 트럼프 수혜주가 전날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을 일찌감치 지지했던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는 1.79% 약세다.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DJT)는 9.37% 급락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2.41% 상승 중이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0.62% 오르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는 기업 친화적인 트럼프 당선인 효과에 힘입어 3대 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 평균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만4000선, S&P500 지수는 6000선을 상회했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래리 텐타렐리 창업자는 "시장은 대선과 향후 시행될 정책을 모두 주시하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첫 승리를 거둔 2016년 우리가 본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최근 증시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댄 원트로브스키 분석가는 "우리는 새해 1분기 미국 주식의 잠재적 이익 실현, 심지어 조정 가능성까지 주시하고 있다"며 "상승 모멘텀이 여전히 강하고 투자심리가 우호적이지만 주식은 여러 차례, 여러 기간에 걸쳐 과매수 돼 왔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연설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소득세·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자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Fed 위원들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와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해임을 수 차례 언급한 가운데 Fed 위원들이 통화정책에 대한 독립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다음 날 발표되는 물가 지표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13일에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4일에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물가 지표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 추세를 뒷받침할 지가 관건이다. 지난달 CPI는 전년 대비 2.4% 올라 9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P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9월(0%)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오른 4.37%,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6bp 뛴 4.31%선을 기록 중이다.

달러 가치 역시 상승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거래일 보다 0.42% 오른 105.89를 기록 중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수요 전망 하향과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오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49달러(0.72%) 오른 배럴당 68.53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5달러(0.7%) 상승한 배럴당 72.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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