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민기자
전영주기자
상호금융 및 저축은행업권이 내년에도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여전업권의 경우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며 수익성 확보 및 건전성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예상이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상호금융권에 대해서 “부실채권 매각 규모 확대 등으로 연체율 상승 폭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대출 확대 여력이 제한되면서 내년에도 수익성 정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올해 6월 고정이하여신의 25%·15%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섰으나 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 대출에서 부실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강화 기조는 기업대출뿐 아니라 가계대출까지 모두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상호금융권의 수익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실장은 상호금융업권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계 및 신용대출 공급 기능이 축소돼 상호금융 본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호금융조합의 가계대출 비중은 2014년 1분기 87.9%에서 올해 1분기 44%로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 관련 담보대출도 증가해 총대출 대비 신용대출 비중도 동 기간 8%에서 4.7%로 감소했다. 지역 및 서민에 대한 자금제공이라는 본래 설립목적 달성을 위한 정체성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금리하락 기대에 따라 수익성은 회복되고 자산 축소 추세는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업대출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 실장은 “금리 하락 기대로 인한 조달비용 경감은 저축은행업권의 순이자마진 및 수익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다소 느릴 것으로 예상돼 개인사업자 대출의 높은 연체율이 지속될 것이며 부동산 PF 사업장 재평가에 따른 추가손실인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여전업권은 성장세가 둔화하겠지만 수익성을 확보하고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실장은 “할부·리스 등 고유업무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며 금리인하 환경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다”라면서도 “경쟁환경 변화 및 본업 수익성 둔화 우려에 대응해야 하며 높은 대손비용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경우 민간 소비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결제 부문의 성장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결제 부문의 이익률이 낮은 점,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점 등은 수익성 둔화와 대손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서민취약계층의 자금공급원으로서의 대부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수한 금융위원회 가계금융과장은 “대부업권이 조달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추고 서민에게 자금공급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려고 한다”며 “우수대부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불법사금융 척결을 통해 시장 건전화가 이뤄지면 서민들이 안심하고 업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