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갖고 싶어요'…돼지저금통 털어 '저출생 성금' 낸 네 살배기들

경북 칠곡 어린이집 저출생 성금 전달 화제
돼지 저금통에 모은 용돈 2만7000원 기부

경북 칠곡군의 네 살배기 아이들이 동생을 갖고 싶은 마음으로 용돈을 모아 저출생 극복 성금을 보내 화제다. 11일 칠곡군에 따르면 왜관의 ‘아이세상 어린이집’ 원생들이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용돈을 아껴 저축한 2만 7000원을 칠곡군청에 기탁했다. 어린이집 측은 군에 저출생 극복 성금 20만원을 전달하면서 네 살배기 원생들이 동전을 모아온 돼지 저금통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칠곡 왜관읍의 어린이집 원생들이 돼지 저금통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칠곡군 제공

이 어린이집에서는 지난달 2일 용돈을 모아 기부하면 동생이 생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돼지저금통을 나눠줬다고 한다. 이에 김예빈·임지완·신시아·정예준 어린이는 애지중지 아껴왔던 동전을 저금통에 넣기 시작했다. 예준 군은 “동생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며 “제가 동전을 모았으니 엄마가 동생을 낳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간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2명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저출생이 심화하는 가운데 ‘1자녀’가 새로운 기준이 되면서 지난해 둘째 이상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1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2016년(19만 2365명) 20만명 선이 붕괴한 지 7년 만에 52.3%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첫째 출생아 수는 21만 2932명에서 13만 8300명으로 7만 4632명(35.0%) 감소했다. 둘째 이상이 첫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지면서 저출생이 심각해지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동생은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며 “동생 갖기 운동 등 지역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계속 발굴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경북도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2025년 예산 규모는 13조 261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도는 ‘아이들 덕분에 행복한 경북’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저출생 극복 성공 신화를 만들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88억), 산부인과·소아과 One-hour 진료체계 구축(42억) 등 행복출산사업에 570억원, K-보듬 육아천국 확산(473억), 공공형어린이집지원(73억), 통합돌봄클러스터건립지원(40억) 등 완전돌봄사업에 1168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도의회 상임위원회의 심의와 예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11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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