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필요해' 트럼프 꼭 찍자 '주식 급등'…미국발 순풍 예약한 업계, 어디

미 해군 함정 MRO사업 확대
필리조선소 연내 인수 마무리
정기선·김동관, 조선업 진두지휘

한국 조선업계에 미국발 순풍이 불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하며 협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진행 중인 미 해군 함정 유지·수리·운영(MRO)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주목된다. 한화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현지 조선소 인수 작업도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국 함정 MRO 사업 확대를 위한 사전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미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이 10월25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과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24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 제독을 만나 "한화오션이 보유한 기술력과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인수한 필리조선소 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미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며 협력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한화오션은 지난 7월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위한 자격인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 8월 말 첫 프로젝트로 '월리 쉬라'함 창정비를 수주했다. 월리 쉬라함은 지난 9월 거제사업장에 입항, 현재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4개월간 정비 작업 후 내년 1월 미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또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인수도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97년 설립된 필리조선소는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한 현지의 대표적인 조선소다.

지난 6월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지분(100%)을 1억 달러(한화 약 13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 현재 미국 정부 당국의 승인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연내 최종 승인이 나올 것"이라면서 "필리조선소를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와 MRO 수행을 위한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2월 27일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한 주한미국 대사를 비롯해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 등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 초 MSRA를 획득하고, 미국선급협회(ABS) 및 국내 정비 전문업체, 중견 조선소 등과 함정 MRO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만 아직 첫 계약을 따내지는 못했다.

또 HD현대중공업은 군함 건조에 대한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함정 수주에도 뛰어들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 ‘호라이즌’ 사업에서 10척을 포함해 총 14척의 해외 함정을 수주한 바 있다.

미국 연안에서 운항하는 모든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하며 미국 선원이 운영해야 한다는 존스법(Jones act)에 따라 미 본토 운항 선박을 수주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미국 외 지역에서 운영되는 함정 수주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내 조선인력 인재 육성을 위해 미시간대, 서울대와 조선산업 인재 육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IT부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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