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국내 매출 100대 기업 임원이 직원 119명 중 1명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원 승진율은 0.84%다. 4대그룹(삼성·SK·현대차·LG) 주요 계열사 중 삼성전자만 전년 대비 임원 승진 문턱이 높아졌다. 실적 부진으로 인원감축 기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년도 임원 인사에서 승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가 7일 발표한 '2024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를 보면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4만9406명이다. 전년 동기(84만6824명)보다 0.3% 늘어났다. 미등기임원은 7135명으로 지난해(7069명)보다 66명(0.9%) 늘었다. 직원 보다 임원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전체 직원 중 임원 비중은 119:1이다.
연도별 100대 기업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2015년 106.8명→2018년 124.5명→2019년 128.3명→2020년 128.8명→2021년 131.7명→2022년 120.9명→2023년 119.8명→2024년 119명으로 바뀌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율은 2022년 이후 상승세지만 여전히 직원들에게는 '좁은 문'이다. 2011년(0.95%)에서 2021년(0.76%)까지 떨어졌다가 2022년 0.82%로 오른 뒤 지난해(0.83%), 올해(0.84%) 소폭 상승했다.
기업별로 보면 임원 승진율은 회사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14.9명에 불과했다. 임원 승진율은 6.71%로 100대 기업 중 가장 높다. 홀딩스도 직원 15.8명당 임원 1명으로 임원 승진율 6.33%에 달했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권은 임원 승진율이 낮았다. 기업은행은 직원 908.7명당 임원 1명꼴로 임원 승진율은 0.11%다. 비상장사 은행도 0.1~0.2%대다. 신한은행 0.15%(688명당 1명), 우리은행 0.17%(592.4명당 1명), 하나은행 0.22%(444.6명당 1명), 국민은행 0.24%(415.1명당 1명)다.
유통 0.35%(287.4명당 1명), 에너지 0.58%(171.3명당 1명), 조선중공업 0.61%(165.2명당 1명), 운송 0.67%(149.3명당 1명), 자동차 0.74%(135.3명당 1명) 전기전자 0.75%(133.6명당 1명) 등도 평균보다 임원 승진율이 낮다.
증권 2.45%(40.3명당 1명), 무역 1.62%(61.8명당 1명), 석유화학 1.40%(71.3명당 1명), 보험 1.40%(71.4명당 1명), 금속철강 1.07%(93.7명당 1명) 등은 임원 승진율이 1%를 웃돌았다.
4대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 1명당 직원 수를 보면 삼성전자(지난해 107.7명→올해 110.3명), LG전자(117.5→116.1명), 현대자동차(151.8→143명), SK하이닉스(164.4→163.9명) 순으로 적다. 주요 4대 기업 중 삼성전자만 올해 임원 승진 폭이 더 좁아졌다는 이야기다.
다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4대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 승진율은 100대 기업 평균치(0.84%)보다 높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올 연말~내년 초 단행될 대기업 인사에서는 임원 자리 감축으로 승진자 폭이 다소 좁아질 가능성이 커 신규 임원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