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군사전문기자
우리 군이 서해지역에서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전력이 참가한 유도탄 요격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데 이어 다양한 종류의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다.
6일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훈련은 우리 군의 천궁-Ⅱ와 패트리어트 지대공유도탄으로 표적을 요격하는 절차로 진행했으며 가상의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미사일방어사령부 예하 4개 부대가 참가했다.
당초 우리 군은 현무-Ⅱ를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기상 등 여건을 감안해 발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RBM으로 분류되는 현무-Ⅱ는 사거리가 최대 1000㎞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우리 군은 2022년 10월에도 북한이 IRBM을 발사하자 대응 차원에서 현무-ⅡC를 발사한 바 있다. 천궁은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에 사용하는 방공 무기체계다.
군이 이번에 유도탄 요격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것은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데 이어 극초음속미사일과 우주발사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7차 핵실험 등 다양한 종류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번 훈련으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주겠다는 의미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북한이 오늘 SRBM을 발사한 건 대미 위협용인 ICBM 발사에 이어 한반도도 핵위협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이동식발사차량(TEL)을 기동시켜 여러 발을 기습적으로, 핵을 탑재해서 쏠 수 있다는 위협을 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사리원 일대에서 SRBM 수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600㎜ 초대형 방사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600㎜ 초대형 방사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로, 북한은 이 무기에 전술핵탄두 ‘화산-31형’을 탑재할 수 있다고 암시한 바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있느냐’라는 질문엔 "군에서는 없는 활동을 상상해서 말하지 않고 한미가 공동 추적하고 있는 여러 활동이 있다"라며 "극초음속 미사일도 상당히 준비가 진전됐고, 동창리(서해위성발사장)도 상당히 준비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LBM도 신포 일대에서 (여러 동향이) 진행 중"이라며 "김정은에겐 ‘마음먹으면 이것을 해볼까’하는 카드를 많이 손에 쥐고 있는 단계가 올 연말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군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역시 최고지도자의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단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풍계리의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임박 징후가 포착되진 않았지만, 반대로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란 징후도 없는 상태라고 합참 관계자는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핵물질 증산 관련 활동들이 1년 내내 증가하고 있어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누적량이 늘어난 것 같다"라며 "김정은이 원하는 건 핵무력 완성인데 물질도 만들고, 시험도 하고, 탄두와 투발수단도 늘려야 하는데 여러 가지를 일정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소형 전술핵이 우선순위가 높다고 한미는 보고 있다"라며 "수소폭탄급은 이미 개발했고, 작게 하긴 어려운 데다 초대형 방사포 등으로 한반도 전역을 위협한다는 말에 힘을 실을 필요성과 개연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하든지 요격하고 타격할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ICBM, SRBM과 관련해선 자체적으로 훈련 계획을 갖고 있다"라며 "지대공 유도탄 발사, 지대지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할 계획이며, 한미 연합훈련도 앞으로 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