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타임오프' 최종 합의…유급 노조 활동 가능해진다(종합)

공무원 근면위, 근무시간 면제 한도 의결
2022년 법안 마련 이후 최종 합의 마련

공무원 노조별 1~2명 전임자 도입 가능
"공무원 사기, 공직 몰입 향상 기여할 것"

정부와 공무원 노동조합이 4개월여간 논의 끝에 유급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근무시간 면제(타임오프) 도입에 합의했다. 앞으로 조합원 규모에 따라 8개 구간으로 나눠 연간 면제 시간 한도를 두게 된다. 행정부 교섭 상황에 따라 연간 최대 6000시간의 추가 타임오프도 가능해진다. 노조별로는 주로 1~2명의 노조 전임자를 둘 수 있다.

지난 6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정부교섭 단체협약 체결식'에서 정부와 공무원 노조 간 단체협약 관련 논의가 이뤄지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8개 구간 세부 한도 마련…1~2명 노조 전임자 가능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소속 기구인 공무원 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는 22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11차 전체회의를 열고 공무원 타임오프 한도를 최종 의결했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2에 의거해 근무시간 면제 '시간'과 '사용인원' 논의를 한 결과 노·정 간 합의안을 이번에 마련했다.

정부와 공무원 노동조합은 앞으로 조합원 규모별로 공무원 노조를 총 8개 구간으로 구분해 연간 면제 시간 한도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인사혁신처장이 행정부 교섭 등에 필요할 경우 행정부 단위로 설립된 공무원 노조에 연간 6000시간 이내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추가로 부여할 수 있도록 정했다.

구체적으로 조합원 수가 299명 이하인 최소 구간에선 연간 최대 1000시간 이내 한도를 두고, 최대 구간(1만5000명 이상)에선 2만8000시간 이내 한도를 두게 됐다. 가장 많은 교섭 단위(300~1299명)가 존재하는 두 구간에선 300~699명까지는 최대 2000시간 이내, 700~1299명까지는 4000시간 이내 한도를 부여하기로 했다.

연간 사용 가능 인원은 풀타임으로 사용 가능한 인원의 두 배를 넘기지 않는다. 300~1299명 사이 구간에선 1~2명 정도의 노조 전임자를 둘 수 있게 됐다. 단 299명 이하일 경우 최대 2명으로 인원을 제한했다.

적용 시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의2 제4항에 따른 고시 즉시다. 경사노위 위원장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즉시 통보하고 고용부 장관이 법제 심사, 행정 예고 등을 거쳐 고시하면 된다. 이날 회의에선 부대 의견으로 고시 2년 후 경사노위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재심의를 하도록 했다.

진통 끝에 최종 합의…민간의 51% 수준

타임오프는 노조 전임자가 근무 시간에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되 그 한도를 규정하는 제도다. 이 경우 유급 노조 활동이 가능해진다. 민간에서 이뤄지던 타임오프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과 함께 공무원 노조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2022년 5월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 노조법이 통과돼 도입 법안이 마련됐던 상황이다.

이후 경사노위에서 세부 사항을 논의, 지난해 12월 공무원 타임오프를 시행하려 했지만 한국노총이 경사노위를 탈퇴하고 노·정 간 이견 발생으로 논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이에 지난 6월부터는 공무원 근면위에서 4개월여간 관련 심의를 진행, 그간 11번의 전원회의와 함께 간사회의, 공익회의를 여럿 개최해 이견을 조율해 왔다.

이 과정에서 노조 측은 민간 대비 90%의 타임오프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30% 안팎을 주장해 의견 차이가 컸다. 이번 합의 결과 민간 대비 51% 수준의 타임오프 부여가 확정됐다.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은 "공무원 근무시간 면제한도 의결은 지난해 말 사회적 대화 복원 이후 상호 논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첫 노사 합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근면위는 노조가 타임오프 한도를 모두 채울 경우 예산이 200억원대 중반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경호 공무원 근면위원장은 "(공무원 타임오프 합의가) 국가 발전에 상당 부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며 "공무원 사회의 사기를 높이고 구성원의 공직 관련 국가 몰입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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