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에 널뛰는 외환시장…환율 두달반새 최고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확률 올라가며 달러강세
미국우선주의 심화될 가능성에 달러 수요 증가
미국 기준금리 '점진적' 인하 가능성도 달러강세 요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 도중 정면을 가리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올라가면서 달러 강세가 확연하다. 기준금리 인하로 이달 초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후보의 재선 가능성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우려로 1300원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 1380원대로 치솟아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9원 오른 1379.1원에 개장했다. 시가 기준으로 지난 7월31일 1384.5원을 기록한 이후 약 2개월반 만에 최고치다. 개장 이후 상승폭을 키워 오전 9시41분 현재 1382.05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가 최근 세계적인 강세 현상을 보이면서 우리 외환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기준 104.01로 지난 8월1일 이후 최고치다.

달러 강세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심화하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의 자체 예측 결과, 트럼프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52%로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42%)을 앞섰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트럼프 당선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달러와 금, 비트코인 등의 자산에 투자가 몰리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후보의 주요 경제 공약들 대부분이 미국의 우선주의를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인상,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중국에 대한 견제 등 트럼프 후보의 주요 공약들 대부분이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에 60% 관세를 부과할 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포함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을 비판하면서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가 제조업체들을 미국으로 회귀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도 미국의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전날 오후 3시30분께 4.08% 수준이던 미국 국고채 10년물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에 현재 4.19%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9월 미국의 소매판매 호조와 증시 강세와 더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올라가면서 달러 강세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에도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도 달러 강세 폭을 확대하는 요인"이라고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 지연 가능성도 달러 강세 요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달러 강세 요인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1일(현지시간) 한 행사에서 "지난달 큰 폭의 금리 인하 단행을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향후 예정된 몇 차례 회의에서는 더 작은 폭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이날 "현재 예상대로 경제가 발전한다면 정책 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 또는 중립 수준으로 낮추는 전략이 위험을 관리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Fed 주요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발언을 연달아 내놓자 달러가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성 또한 현재 달러 강세 압력 요인"이라며 "이달에 발표된 미국 고용과 물가, 소비 지표 등이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자 다음 달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금융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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