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월드]'김정은도 맛봤다'…'金배추' 시대, 호텔김치 '불티'

최상급 식재료 담은 프리미임 김치 관심 커져
워커힐 호텔 지난해 대비 매출 141% 신장
김장 문화, 소비량 줄면서 고급김치 소비 늘듯

최근 넷플리스에서 방영 중인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끌면서 고급 레스토랑 셰프가 만든 음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텔김치가 주목을 받고있다. 특히 올해 긴 장마와 폭염으로 배추값이 치솟아 김치 담그는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요리 명장이나 미슐랭 셰프의 비법이 담긴 고가의 호텔 김치가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워커힐호텔이 선보인 '워커힐호텔 김치'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14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을 시작으로 온라인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는 지난 10일 프리미엄 포기김치를 처음 선보였다. [사진제공=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

조선호텔 김치는 매년 두 자릿수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온라인 주문량이 늘면서 2021년 60%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배추 수급에 따라 신장률에 차이가 있지만 해마다 두 자릿수 대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특급호텔 중에서는 조선호텔과 워커힐호텔, 롯데호텔 등이 자사 브랜드를 내건 김치를 선보였다. 객실 판매를 넘어 식품 사업으로 매출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객실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식품 사업으로 매출을 방어한 것이다.

지난 10일에는 파라다이스호텔이 김치 시장에 뛰어들며 후발주자로 참전했다. 해당 제품은 파인다이닝 마스터 셰프의 비법이 담긴 프리미엄 포기김치로 파라다이스시티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 내 한식 파인 다이닝 '새라새' 총괄 셰프의 레시피를 활용했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대상 종가와 CJ제일제당이 주축을 이루고, 아워홈과 풀무원, 중소 김치 업체 등이 뒤따르고 있다. 1위와 2위 업체가 김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들은 특정 고객층이 집중된 '니치마켓'을 공략하고 있다.

호텔업계의 주요 전략은 파인다이닝 업장의 셰프들을 활용해 제품을 프리미엄, 럭셔리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셰프들은 재료 보관, 손질, 버무리기 등 전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제품의 성장률이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식품기업들도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모습이다. 일례로 아워홈은 프리미엄 라인 '구씨반가'를 론칭하고 갈치김치, 청잎김치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김치를 내놓았다.

호텔업계에서 호텔표 김치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워커힐 호텔이다. 워커힐호텔은 1989년 김치연구소를 만들어 1997년 '워커힐 수펙스(SUPEX) 김치' 판매에 나섰다. 조선 후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전해 내려 온 맛을 재현해 과하게 맵지 않은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해당 김치는 남북정상회담, 다보스포럼, G20 정상회의, 청와대 만찬 등 국가 행사에 빠짐없이 오르고 있다. 워커힐호텔은 2018년 수펙스김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워커힐호텔김치'도 판매 중이다.

이어 2002년에는 조선호텔이 김치 판매를 시작했다. 조선호텔 뷔페 고객들이 김치를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르자 2004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조선호텔은 신세계그룹 유통망을 활용해 빠르게 매출을 키우고 있으며, 현재는 약 20여종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8월 한식당 '무궁화'의 노하우를 남아 첫 김치 판매에 나섰다. 자사 몰인'이숍'과 롯데그룹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으며 주 1회 주문을 받아 일괄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미엄 김치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포장 김치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약 6560억원으로 2021년 5370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건강을 중요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김치를 덜 먹는 대신 좋은 김치를 선호하는 현상이 프리미엄 김치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김치를 대규모로 담아서 먹는 개념이 앞으로는 사라질 수 있다"며 "1일 소비량도 줄어드는 만큼 고급 식재료 혹은 고급 음식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통경제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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