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원기자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숙면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에 투자하는 이른바 ‘슬리포노믹스’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샘 그로브 오크.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제공=한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면장애(기질성·비기질성)로 124만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다. 2019년만 해도 99만명이었던 진료 인원이 4년 사이 24%나 증가했다. 진료비는 2019년 2075억원에서 지난해 3227억원으로 55% 급증했다. 기질성 수면장애는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과다수면장애 등을 말한다. 악몽, 몽유병 등 정서적 요인이 신체 이상을 유발한 것은 비기질성 수면장애에 해당한다.
수면 시 뇌를 비롯한 몸의 장기들은 낮 동안 축적된 피로를 해소하고 신체 면역력을 강화한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잔 이후에도 졸음이 계속 쏟아지는 수면장애 상태는 학습 장애 및 일의 능률 저하, 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 정서장애, 사회 적응 장애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이미 앓고 있는 질병의 회복이 지연되거나 악화할 수 있다.
수면 장애는 사회적 손실을 야기한다. 보험연구원은 수면 부족으로 발생하는 연간 경제적 손실을 국내총생산(GDP)의 0.85~2.92%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최근 숙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에 투자하는 ‘슬리포노믹스’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는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이 2011년 4800억원에서 2021년 3조원으로 10년간 6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슬리포노믹스는 침대나 베개 등 침구류를 넘어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슬립테크(Sleep tech)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도화된 수면 분석과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의 수면 질을 분석해주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이 대표적이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식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도 높다. 타트체리, L-테아닌, 피스타치오 추출물 등 식물성 멜라토닌 원료를 활용한 건기식이 인기다. 건기식은 수면유도제처럼 의료진의 처방이 필요하지 않고,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