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의 희망이었는데…'치료제, 자살 충동 유발'

자살 유발 가능성, 유럽의약품청(EMA)이 안전성 검토에 착수

남성 탈모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 성분의 정신과적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를 함유한 의약품이 대상인데 탈모를 걱정하는 인구가 1000만인 우리나라에도 두 성분의 제네릭(복제약)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여 검토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매일경제는 6일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현지시간) 열린 EMA 산하 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의 자살 충동 및 실행에 관한 우려가 제기된 탈모증 치료제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MSD의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 영국 GSK의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가 각각 두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두 성분 모두 국내 제약사들이 생산하는 복제약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두 성분은 성욕 감퇴, 발기부전, 우울증 등이 대표적인 부작용도 있어 처방·복용 시 의사와 약사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전문 의약품이다.

유럽 EMA는 이번 검토를 통해 해당 의약품의 허가를 취소하거나, 발매를 유보할 수 있다. 두 성분은 양성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허가됐다가 성인 남성의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효능·효과를 보여 적응증을 획득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MA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가 극단적 선택 충동 및 행동과 연관된 모든 이용 가능한 데이터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의약품의 치료 유익성과 극단적 선택 위험성 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임상과 시판후조사(PMS)에서 두 성분의 경우 먹는 약은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과적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보고됐다. 프랑스 의약품 규제기관인 국립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ANSM)은 "피나스테리드와 자살 충동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확립되지는 않았지만, 성기능 장애 및 발기 부전, 우울증, 성욕 감소 등과 같은 알려진 약물 이상반응이 자살 충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합리적인 가능성으로 간주된다”면서 안전성 검토를 주장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모 환자 수는 약 24만명이지만, 의학계에서는 실제 탈모로 고통받는 이들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 사회적 분위기 탓에 탈모로 병원 찾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평원 통계에서 전체 환자의 약 23%가 40대로 가장 많고, 30대가 약 22% 비율로 뒤를 잇고 있다. 연간 환자 증가율은 평균 2.5%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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