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미 대선에 포르노(성인물) 스타들이 뛰어들었다. 이미 광고에만 10만달러(약 1억3500만원)를 지출했다. 이들은 친 공화당 성향의 한 싱크탱크가 제안한 '포르노 금지' 정책에 반발해 대선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17명의 포르노 영화배우가 10만달러 규모의 대선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광고 캠페인의 제목은 '내 포르노에서 손 떼(Hands off my Porn)'로, 이 광고는 헤리티지 재단의 국정 과제 제안 모음인 '프로젝트 2025'를 겨냥했다고 한다.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해 일련의 정책 제안 모음을 발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안은 '프로젝트 2025'라고 불리는데, 정책 청사진 중 "포르노를 금지"하는 내용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미국 포르노 사업에 종사하는 배우 홀리 랜달은 "저는 25년간 이 산업에 종사해 왔고, 우리 산업은 많은 공격을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프로젝트 2025는 제가 본 것 중 가장 극단적인 제안이며, 유권자들은 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포르노 배우들이 표적으로 삼은 유권자 그룹은 2030 세대 젊은 남성들이다. 이들은 미국의 성인물 웹사이트 등에 집중적으로 광고판을 게재해 대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유권자 조사 업체인 '아메리칸 라이프'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18~29세 남성 중 44%는 포르노를 시청한다.
이에 대해 NYT는 "포르노 캠페인 설계자들은 여론 조사 추이를 제대로 알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고 있으나, 젊은 남성 그룹에선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프로젝트 2025'에 제안된 청사진이 실제 정책으로 입안될지는 미지수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헤리티지 재단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나는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발언한 바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측근 중 일부는 이 청사진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