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날아간 MZ 탈북민들, 中 유학생이 사과한 이유

북한연구소 국제활동팀, 캐나다 특별강연
8개 대학 돌며 참혹한 北 인권 실상 알려
中 유학생들 "정부 대신 북송 사과하고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탈북민 청년들이 캐나다에서 북한의 열악한 실상을 알렸다. 재중 탈북민의 강제북송 문제를 알게 된 중국 출신 유학생이 정부 대신 사과한 일화도 전해졌다.

북한연구소 국제활동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토론토·밴쿠버·몬트리올 등 도시들을 순회하며 8개 대학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 일정은 캐나다에 본부를 둔 국제 북한인권단체 한보이스와 합동으로 이뤄졌다.

북한연구소 국제활동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토론토·밴쿠버·몬트리올 등 도시들을 순회하며 8개 대학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제공=북한연구소]

김일혁(29)·박유성(33)·한하나(24)·김은주(38) 등 젊은 세대로 구성된 국제활동팀은 직접 영어로 현지 대학생과 소통하며 북한의 인권 실태와 자신들이 탈북을 결심한 이유, 강제북송 과정에서 겪은 참상, 한국 사회 정착기 등 경험을 나눴다.

북한인권 실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더 많은 관심과 공론화가 요구된다. 이들 강연자를 만난 한 현지 대학생은 "이 모든 이야기가 직접 겪은 일들인가"라며 "너무 끔찍한 일들이라 믿기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일혁 북한연구소 연구원은 "특강에 참여한 학생들이 이야기를 집중해 듣고, 어떻게 하면 북한 사람들과 탈북민을 도울 수 있을지 질문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짧지만 특별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중국 출신 유학생 2명이 강연을 듣고 '어릴 때 중국에서 탈북민을 자주 봤지만, 정부가 그들을 강제로 북송하는 줄은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며 "두 사람이 자신의 정부를 대신해 사과하고 싶다며 손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6년 만에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독재는 영원할 수 없다"며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날린 탈북 청년이다. 그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과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북한인권 활동에 뿌듯함을 느꼈다"며 "왜 북한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거듭 마음 속에 새기는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북한연구소 국제활동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토론토·밴쿠버·몬트리올 등 도시들을 순회하며 8개 대학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제공=북한연구소]

이번 특강 과정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은 강연을 듣기 전 북한에 대해 '김정은의 독재와 억압'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북한의 실상에 대한 강연을 듣고 난 뒤에는 북한에 대해 인식하는 키워드가 '북한 주민' '슬픔' '희망' 등으로 달라졌다.

북한연구소와 한보이스는 특강 이후 김정은 정권의 인권 침해 실태를 규탄하고, 향후 주민들의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이 성명서는 강연에 나선 MZ세대 탈북민과 캐나다 학생들이 함께 낭독했다.

특강에 나선 이들 탈북민 강연자는 지난 2일 캐나다 의회를 찾아 연아 마틴 상원의원을 면담하기도 했다. 마틴 의원은 "한국 정부가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한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라며 "청년 탈북민의 역할이 향후 남북 통일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연구소 국제활동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토론토·밴쿠버·몬트리올 등 도시들을 순회하며 8개 대학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하는 한편, 캐나다 의회를 찾아 연아 마틴 상원의원과 면담했다. [사진제공=북한연구소]

정치부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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