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산자위 국감서 '대왕고래' 공방…'예타 받아야' VS '1차시추, 대상 아냐'

정부 "1추공 시추 끝나면 새로 설정"
체코 원전 수주 사업성·덤핑 공세에
안덕근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7일 산업통상자원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작업인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야당과 정부가 공방전을 벌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차공 시추 사업비가 2000억원을 넘지 않아 예타가 필요 없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프로젝트의 5년 사업비가 5761억원에 달하는 만큼 예타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산자위 소속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4년도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산업부가 제출한 대왕고래 프로젝트 자료를 근거로 5년간 사업비 5761억원이라며 예타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12월에 시추하려는 지역은 현재 석유공사가 조광권을 갖고 있는 지역의 의무 시추이기 때문에 이미 계획돼 있는 것"이라며 "올해 의무 시추 외에는 조광권을 새로 설정하기 때문에 개발사업 자체가 새로운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올해 12월 예정된 시추사업을 시범 진행한 후 나머지 유망 광구에 대해 내년 신규 사업으로 설정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안 장관은 "1차공 시추가 끝나고 나면 조광권을 새로 설정한 뒤 예타 부분은 기재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권향엽 민주당 의원은 올해 3월 석유공사 담당자의 답변을 근거로 제시한 후 "3월18일 대왕고래 세부 시추 계획은 이미 수립돼 있었다"며 정부가 이미 세부 계획을 세워놓고 새로 추진하는 것처럼 꾸몄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안덕근 장관은 "석유공사는 10년간 조광권을 갖고 있으면 의무 시추를 해야 되는 의무가 있다. 이 준비 때문에 계획을 계속 만든다"며 "시추 위치가 선정되는 그 절차까지는 굉장히 많은 검증 작업과 수정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野, 매장 추정량 과대발표 ·용역의뢰 논란 지적…정부 "문제없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매장 추정량을 처음에 140억 배럴이라고 밝힌 것을 지적한 후 "(매장 추정량을) 삼성 시가 총액의 5배라고 말한 처음과 달리, 지난 7월에는 (안 장관이) KBS 일요 대담에 출연해 삼성 시가 총액의 2배로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 과도하게 부풀려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중간값으로 정정했다고 해명했다는 것은 대통령이 부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최솟값과 최댓값을 가지고 발표를 했고 최댓값을 얘기할 때 일반인이 어느정도 규모인지 알 수 있도록 140억 배럴로 발표한 것"이라며 "이후 조금 더 확률이 높은 중간값으로 얘기하는 게 좋겠다는 논의가 많아서 중간값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교흥 의원은 또 "슐럼버거는 시총 80조원으로 전 세계 석유 서비스 기업 중 1위 업체인데, 이 업체의 용역 결과가 안 좋다고 해서 (동해탐사 자문 기업으로) 선정이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재봉 의원도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유망성 평가를 미국 기업 액트지오(Act-Geo)에 맡긴 과정에 대해 "'맞춤형 분석 결과'를 받기 위해 세계적인 탐사기업들을 배제하고 액트지오에 용역을 의뢰한 것 아닌가"라며 "액트지오 사와 국내외 자문단이 텍사스대 등의 인맥으로 얽혀 검증에 대한 신뢰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안 장관은 "슐럼버거가 우드사이드가 얘기했던 (동해자원개발 탐사 지역내) 탐사 확률과 매장량보다 훨씬 큰 규모의 발견을 하는 부분이 있어 기술평가를 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드사이드와 석유공사가 공동 탐사한 결과를 제삼자 검증의 차원에서 슐럼버거에 맡겼던 것"이라며 "슐럼버거가 기술평가를 제안해서 액트지오의 해저 심층 전문가들에게 의뢰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野, 체코원전 덤핑·적자수주 의혹 제기…정부 "원전건설에 금융지원 약속 없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실무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야당은 체코 원전 덤핑·적자 수주 의혹과 함께 신규 원전 건설 한국 정부가 금융지원을 약속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꺼내들며 정부를 추궁했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체코 원전 입찰 시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제출한 투자의향서(LOI)에 금융지원 내용이 담겼다는 취지로 질의했고, 안 장관은 이를 부인했다.

안 장관은 "LOI는 이런 사업에서 관행적으로 보내는 것으로, 협력하겠다는 일반적인 내용이지 그 사업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지난 정부에서도 원전 관련 사업에 7개의 의향서를 보낸 적이 있고 저희 정부에서도 8개를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또 영어로 된 LOI 원문을 꺼내 '이 서신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자금 제공의 확약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라'는 부분을 읽은 뒤 "이 프로젝트에 금융 지원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써 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교흥 의원은 특히 유럽연합(EU)이 체코 원전 내부수익률(IRR)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이 체코 원전 사업에 참여해 얻는 이익이 적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안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그 부분은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라며 "그것은 체코 원전 사업자가 전기 사업을 운영할 때 나오는 이야기고, 우리는 체코 원전을 건설하는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해주고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부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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