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줄줄이 금리 인하…인상 고심 깊어진 日

美·EU·英 인하 예고…"BOJ 신중해야"

주요 선진국들이 줄줄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이 어려워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이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안정세를 보이면 좀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0.5%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고, 11월에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9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10월 인하 가능성이 거론된다. 캐나다, 스웨덴 등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진다.

에버코어ISI의 중앙은행 애널리스트 크리슈나 구하와 마르코 카시라기는 "일본 외 국가에서 더 빠른 완화를 위한 단계적 조치는 BOJ가 신중해야 함을 의미한다"며 "다른 중앙은행들이 더 빨리 금리를 내리며 (BOJ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31일 BOJ의 금리 인상 이후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여파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일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취임 후 첫 면담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추가 금리 인상을 할 환경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정책 지침을 전달한 일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키무라 타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일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경기 부양책을 줄이기 전에 미국의 연착륙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현재 메시지"라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는 BOJ가 지나치게 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1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도 BOJ 금융정책에 대해 "금리 인상을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 모든 면에서 경기를 냉각시킬 듯한 것은 절대로 당분간 해서는 안 된다"며 "디플레이션 탈피에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경제와 물가가 전망대로 움직이면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엿본다. 키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이시바 총리와 우에다 총재는 핵심 요점에서 일치했다. 지금은 금리를 더 인상할 때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1월이 되면 금리를 다시 인상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하와 카시라기 애널리스트는 12월을 배제하진 않지만, 1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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