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준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반(反)통일적·반민족적 행위에 앞장서 호응하는 치어리더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두 국가론'을 수용하자며 "통일, 하지 말자"고 주장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겨냥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김영호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기부금 남북협력기금 기탁식에서 김수경 차관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 장관은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무시한 결과, '쓸모 있는 바보들'로 전락한 사례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목격해온 바 있다"고도 했다. '쓸모 있는 바보들(useful idiot)'은 옛 소련의 초대 최고지도자였던 블라디미르 레닌이 쓴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소련의 선전·선동에 호응하는 서방 국가들의 정치인·지식인 등을 이렇게 불렀다. 소련의 선전을 서구 사회에 전파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였다. 지금에 와선 공산주의가 가진 비(非)민주성을 알면서도 사회주의에 동조하는 좌파 지식인을 비난할 때 주로 쓰인다.
김 장관은 또 올해 정부가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하고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는 등 '통일 준비'를 꾸준히 하는 반면,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착하려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두 국가론'이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점"이라며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정착시킬 유일한 방법은 통일"이라고 역설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기탁식에 참석한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도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겨냥한 비판을 내놨다. 그는 "북한 김정은은 같은 민족임을 부정하고 적대적인 두 국가를 주장하며 통일하지 않겠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며 "이런 망동에 동조하는 얼빠진 이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지난 19일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통일, 하지 말자"며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