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녀 문제, 문서로 보고 해주세요' 동료교사 압박

전남 교사노조 "동료 교사 지위 남용해 부당한 요구 반복"

전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녀의 담임 교사인 동료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전남 교사노동조합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4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A 교사는 동료이자 자녀의 담임인 B 교사에게 '문서 보고'를 요구했다.

당시 A교사의 자녀는 채소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교실에서 다른 학생에게 손등을 맞았다. B교사는 가해 학생에게 사과하라고 지시했으나 A교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후 A교사는 학부모 연락, 이행 상황 등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전남 교사노동조합 [사진출처=전남 교사노조 제공]

B교사는 처음에는 A교사의 요구에 따랐으나 이 같은 요구가 반복되면서 정신적인 압박에 시달렸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현재 B교사는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한 뒤 병가를 내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전남 교사노조는 "A 교사는 학부모이자 동료 교사라는 지위를 남용해 부당한 요구를 반복했다"며 "가해자와 피해자의 적극적인 분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해당 학교장에게도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교장은 연합뉴스에 “양쪽 교사 얘기를 꾸준히 들었고 서로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대화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서로 입장 차이가 커 간극을 좁히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초등교사노동조합 주최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 추모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헌화 순서를 기다리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2024.7.20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교사 10명 가운데 7명은 언어적·신체적·성적 폭력을 경험했으며 10명 중 4명은 최근 1년간 심리 상담 또는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녹색병원은 지난해 서이초 교사의 전국적인 추모일이었던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1주년을 맞아 교사 직무 관련 정신 건강 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당시 전교조는 특히 한국형 직무 스트레스 검사 도구로 파악한 결과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었다며 학교 민원관리 시스템이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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