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중국이 최근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낮추는 등 시중에 강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중국 본토 및 홍콩 증시가 급등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24일 오후 1시18분 기준 2.40% 올랐다. 같은 시각 홍콩 항셍지수, H지수는 각각 3.28%, 4.03% 오르는 중이다.
경기 부진, 미·중 간 갈등 확산 등 대내외 악재에 수년간 하락세를 보여온 중국 본토 및 홍콩 증시는 올해 초 중국 당국의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반등하는 듯했지만, 부동산발(發) 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투자 심리 위축 문제가 부각되며 최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해온 상태였다.
올해 5% 안팎 성장 달성을 목표로 한 중국이 이날 강한 경기 부양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 증시 호재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지준율을 조만간 0.5%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을 제공하기로 하고,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0.2%P 인하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기존 주택 대출 금리를 신규 주택 대출 금리와 맞추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호주 IG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이날 중국 당국의 발표가 중국 성장의 하방 리스크를 제거하고 지난 15개월 동안 관찰된 중국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를 종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부진 타개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금융시장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BC 블루베이의 시궈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주식 및 주택 시장 심리 부양의 시급성을 이해하고 인정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도 “(시장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당국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구리 선물 가격은 이날 2% 넘게 오름세를 보였다.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구리는 실물 경기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해 ‘닥터 코퍼’라고 불린다. 중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사상 최저치인 2.023%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2.061%까지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