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어 이른바 '종말의 날' 빙하로 불리는 남극의 스웨이츠 빙하의 용융이 한층 가속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20일 블룸버그와 DPA 통신을 인용해 미국과 영국의 연구진들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크기에 달하는 스웨이츠 빙하의 녹는 속도가 1990년대에 비해 2010년에 들어서며 두 배 가까이 빨라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스웨이츠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빙하 가운데 하나다. 기후 변화의 여파로 가장 빠르게 녹아내리는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스웨이츠 빙하가 전부 녹아 없어질 경우 해수면은 65cm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컴퓨터 시뮬레이션도 했는데, 스웨이츠 빙하의 녹는 속도는 22세기에는 한층 가속해 23세기에는 이 빙하가 속해있는 전체 서남극 얼음층 전체의 붕괴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얼음층 전체가 녹아 버리면 해수면은 무려 3.3m 상승한다.
전문가들은 이 빙하가 사라질 경우 녹는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웨이츠 빙하가 대부분 해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서남극 얼음층 전체에 있어 일종의 '코르크 마개'와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국제 스웨이츠 공동 연구(ITGC)의 롭 라터 박사는 "스웨이츠는 80년 이상 녹아오고 있지만, 지난 30년간 특히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며 "다음 세기에는 이 속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광범위한 동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남극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폭설이 이 같은 얼음 손실을 채울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연구진의 일원인 미셸 매클레넌 박사는 그러나 이와 관련해 "문제는 불균형"이라며 "강설량보다 얼음 손실이 더 큰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지구온난화로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 최고봉의 빙하가 16년 이내에 완전히 녹아내릴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이탈리아 빙하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돌로미티산맥에서 가장 높은 마르몰라다산 빙하의 두께가 하루 7에서 10㎝씩 줄었다. 지난 5년간 소실된 빙하의 면적만 축구장 98개에 해당하는 70㏊에 이른다. 1888년 과학적 측정이 시작된 이래 빙하의 경계면이 1200m나 후퇴한 건데, 조사를 진행한 전문가들은 "마르몰라다산 빙하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