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까지 군사 협력…북한, '대면 외교' 시동

국경봉쇄령 해제 1년…본격적인 대면 외교
전통적 우방 중심으로 접촉면 넓히는 노력
대북제재 강화…러시아 外 협력 어려울 듯

북한이 다시 빗장을 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국경 봉쇄'를 해제한 지 1년 만에 본격적인 '대면 외교'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러시아에 이어 베트남까지 군사 분야 협력에 나서는 등 접촉면을 넓히고 있지만, 대북제재 탓에 경제적 교류까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베트남 국방부 등에 따르면 황 쑤언 지엔 베트남 국방부 차관은 지난 18일 북한의 초청으로 방북했다. 김민섭 북한 국방성 부상과의 회담에서 정보 공유와 군사기술, 방위산업, 군 의료, 국경 문제 등 군사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고위급 인사 교류와 다자 포럼 협력 강화에 관해서도 합의했다. 양측은 내년 수교 75주년을 맞는다.

강순남 북한 국방상 예방한 황 쑤언 찌엔 베트남 국방부 차관. [사진출처=베트남 국방부]

북한은 지난해 여름 국경 봉쇄령을 해제한 뒤 사회주의권 국가, 즉 전통적 우방을 중심으로 해외 대면 외교를 확장하고 있다. 가장 노골적으로 불법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대가 러시아다. 좀처럼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최선희 외무상도 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찾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을 만났다.

이 밖에도 북한은 지난 7월부터 베트남·싱가포르·루마니아·쿠바·태국 등 북한 주재 대사들을 줄줄이 임명했고, 북한 외무성 대표단이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일대를 순방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해 민간 차원의 경제 교류, 인도적 지원 등을 노려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북제재 강화에 따라 북한의 외교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 러시아를 통해 급한 불은 끈다 해도 그 밖의 국가로부터 유의미한 경제 협력은 얻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간 북한의 뒷배를 자처해온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이상 기류가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양측은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조·중 친선의 해'를 선포했지만, 별다른 교류가 없다. 북한 정권 수립을 기념하는 9·9절 행사 때도 중국은 대사를 보내지 않았다. 북한 당국이 중국 드라마까지 시청 금지령을 내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정치부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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