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신축해도 이미지 왜곡 無 디스플레이 개발”

본래 화면 크기의 1/4까지 늘렸다 줄여도 이미지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무변형(음의 푸아송 비)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음의 푸아송 비는 가로 세로가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비율을 음(-)의 값으로 표현한다. 반대로 일반 물질처럼 가로로 늘릴 때 세로로 수축하는 것은 양(+)의 값으로 표현된다.

이미지 왜곡 없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구조 개념도 및 소자 현미경 이미지. KAIST 제공

KAIST는 신소재공학과 배병수 교수(웨어러블 플랫폼 소재 기술센터장) 연구팀과 한국기계연구원의 공동연구로 신축할 때도 이미지 왜곡을 억제, 전방향으로 늘렸다 줄여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용 기판 소재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공간 활용성과 디자인 자유도 그리고 신체와 유사한 유연성 등이 장점으로 꼽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현재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기술 대부분은 신축성이 뛰어난 엘라스토머(elastomer·고무처럼 탄성을 가진 고분자 소재)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하지만 이 소재는 양의 푸아송 비를 가져 디스플레이를 늘릴 때 이미지 왜곡이 불가피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옥세틱 메타 구조의 도입이 각광받는다. 옥세틱 구조는 일반적인 재료와 달리 한 방향으로 늘려도 전 방향으로 함께 늘어나는 ‘음의 푸아송비’를 갖는 독특함을 가졌다.

다만 전통적인 옥세틱 구조는 패턴으로 형성된 빈 공간이 많아 안정성과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는 탓에 기판에서의 활용이 매우 제한적이다.

배병수 교수. KAIST 제공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의 푸아송 비를 갖는 옥세틱 메타 구조의 최대 난제인 다송성 표면을 이음매 없이 매끈하게 이어가면서, 가장 이상적인 -1의 푸아송 비 한계치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탄성률(재료에 힘을 가했을 때 변형되는 정도·비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옥세틱 구조를 이루는 부분에 25㎛ 직경(머리카락 두께의 1/4)의 유리 섬유 다발(직물)을 엘라스토머 소재 안에 삽입한 후 동일한 엘라스토머 소재로 빈 공간을 채워 편평하고 안정적인 일체형 필름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공동연구팀은 옥세틱 구조와 빈 공간의 엘라스토머 소재 간 탄성률 차이가 음의 푸아송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이론적으로 규명, 23만 배 이상의 탄성률 차이를 구현해 이론적 한곗값인 ?1의 푸아송 비를 나타내는 필름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같은 결과물을 토대로 구현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최대 25까지 늘려도 이미지 왜곡 없이 선명한 화질을 유지했다. 실제 공동연구팀은 15% 비율로 5000회를 늘렸다 폈을 때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의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배 교수는 “옥세틱 구조를 활용한 이미지 왜곡 방지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꼽히지만, 정작 표면에 빈 공간이 많아 기판으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표면 전체를 활용한 왜곡 없는 고해상도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해졌고, 이는 향후 응용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웨어러블 플랫폼 소재 기술센터와 한국기계연구원, LG디스플레이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이융 박사와 한국기계연구원 장봉균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20일자로도 출판됐다.

세종중부취재본부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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