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 마세요' 신호 바뀌어도 안 가던 앞 차…교통사고 원인 60%인 휴대폰

고속도로 교통사고 원인 60% 휴대전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적발 매년 늘어

여름 휴가철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원인 가운데 60% 이상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16일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여름 휴가철(7~8월)에 발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896건의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61.4%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 안전 의무 불이행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반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차량이 늘면서 고속도로 주행 중 영상을 보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전방주시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보였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행위는 도로교통법 49조에 의해 금지돼 있다. 해당 법을 보면 운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안 되고,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지리 안내 및 재난 상황을 안내하는 영상을 제외한 다른 영상물을 수신해 재생하거나 조작해서도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엔 벌점 15점과 함께 승합차는 7만원, 승용차는 6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운전 중 휴대전화 게임 '포켓몬 고'를 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익광고.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특히나 위험한 이유는 운전자의 전방 주시를 방해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날 경기남부경찰청 집계를 보면 이 지역 기준 최근 4년간 경찰이 이를 적발한 건수는 2021년 3050건, 2022년 3262건, 2023년 4049건이다. 올해 역시 1월부터 지난달까지 2391건이 발생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단속은 주로 경찰관이 교통 제어나 거점 근무를 하던 중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한 경우 이뤄진다.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를 하거나, 운전자의 시야가 미치는 범위에 영상을 재생해 둔 경우가 적발 대상이다.

전방 주시 소홀로 인해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4일 의정부시 장암동에서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보던 60대 버스 운전기사 A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모녀를 치어 50대 어머니를 숨지게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충북 보은군 당진영덕고속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 운전기사 50대 B씨가 휴대전화로 문자를 확인하던 중 앞서가던 15인승 승합차를 추돌해 4명을 숨지게 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기 어렵고, 시야가 좁아져 주변 상황 파악이 늦어진다"며 "따라서 보행자나 다른 차량을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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