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실물 자산 수요가 늘어난 여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현물 가격은 미 동부 시간 오후 2시 10분 기준 전일 대비 1.7% 상승한 온스당 2554.0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5% 오른 2580.60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금값 상승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화폐 가치를 의미하는 금리가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대두되기 때문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얼라이언스 골드의 알렉스 에브카리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시장이 더 낮은 이자율 환경으로 향하면서 금이 훨씬 더 매력적인 상품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단발성 빅컷보다는 빈번한 스몰컷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최근 잇따른 경기둔화 신호에 주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스몰컷) 낮출 확률을 72%, 0.50%포인트(빅컷) 낮출 확률을 28% 반영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최근 공개된 물가 지표들을 통해 인플레이션 진정 추세를 확인하며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다우존스 전문가 예상치(0.2%)에 부합했다. 도매 물가인 PPI는 시차를 두고 CPI(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줘 소매 물가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전날 발표된 미국 8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5% 올랐다. 5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며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주(9월 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건으로 전문가 예상치(22만7000건)를 웃돌았다. 시카고 소재 블루라인 퓨처스의 필립 스트리블 수석 시장전략가는 "(미국) 고용 시장은 계속 흔들리고 있으며, 고용 시장이 악화하면 금리 인하 여정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