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조유진기자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나라살림 적자는 83조2000억원에 달해 7월 말 기준 역대 3번째로 많은 적자를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한 달 새 13조4000억원이나 증가하면서 1160조원에 육박했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재정동향 9월호에 따르면 올해 1~7월 총수입은 357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국세수입이 20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8000억원 줄었다. 납부 실적 증가 추세로 부가가치세와 소득세가 각각 6조2000억원, 1000억원 증가했지만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거둬들인 법인세가 15조5000억원 급감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세외수입은 1조1000억원 증가한 1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금 수입은 127조2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감소했다. 김완수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세외수입 증가는 한국농어촌공사 청사 이전에 따른 자산매각 대금이 국고로 유입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수입 악화로 총수입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총지출은 더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총지출은 409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조3000억원 증가했다. 건강보험가입자지원 등으로 예산 지출이 13조3000억원 늘었고, 퇴직급여 지출 증가로 기금 지출도 5조3000억원 많아졌다.
이처럼 지출 규모가 수입 규모를 웃돌면서 통합재정수지는 52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3조2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월별 관리재정수지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7월 누계 기준 2014년(-86조8000억원), 2020년(-98조1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치다. 적자폭도 지난해 동기 대비 15조3000억원 확대됐다.
지난 7월까지 누적된 중앙정부 채무는 1159조3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3조4000억원 늘었다. 김 과장은 "국가채무는 7월 말 기준으로, 연간 기준으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경제 규모 확대에 따라 증가 경로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국고채 잔액은 68조2000억원, 외국환평형채권 잔액은 3000억원 증가했지만, 국민주택채권 잔액은 1조7000억원 감소했다. 8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1조8000억원(경쟁입찰 기준 10조5000억원)이었다.
올해 1~8월 국고채 발행량은 127조7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 80.6%다. 8월 조달금리는 2.89%로 전월(3.15%) 대비 하락했으며 응찰률은 312%로 전월(300%) 대비 상승했다.
기재부는 "8월 국고채 금리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 완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으로 빅컷(0.5%포인트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등 영향으로 단기물 금리는 하락했다"면서 "다만 내년도 국채발행량 규모 확대에 따른 장기물 수급 부담 우려 등 영향으로 장기물 금리는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