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토론 설욕…금융시장 ‘해리스 트레이드’

美 대선 TV토론 끝난 후
뉴욕증시서 청정에너지 부문
선런·퍼스트솔라 등 급등
전기차주도 일제히 오름세
단 테슬라는 0.87%에 그쳐

해리스 11월 대선 승리 확률
기존 53%에서 55%로 상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첫 대선 후보 TV 토론을 가진 후 금융시장에서 ‘해리스 트레이드’가 발생했다. 직전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 토론을 벌였을 때와는 달리 이번엔 시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는 의미다. 해리스 수혜주인 전기차,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부문은 모처럼 오름세를 탔다.

TV 토론 후 일제히 ‘해리스 트레이드’

대선 TV 토론 직후 열린 11일 뉴욕증시에서 눈길을 끈 건 청정에너지 부문이었다. 태양광 업체 선런, 퍼스트솔라 주가는 각각 11.34%, 15.19% 뛰었다. 풍력 업체 베스타스 주가는 4.05% 올랐다. 해리스 부통령이 “부통령으로서 지난 4년간 청정에너지에 1조달러를 투자했다”고 강조한 만큼 대통령 당선 때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다.

전기차 부문도 올랐다. 중소 전기차 업체 리비안, 루시드드림은 각각 5.29%, 12.75% 상승했다.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0.87%) 상승률은 더뎠는데 이를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밀월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매수에 신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 해리스 소외주인 건강보험 업체 휴매나(-5.26%), CVS 헬스케어(-1.46%) 주가는 하락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TV 토론에서 공공의료보험인 이른바 ‘오바마케어’와 같은 의료보장제도를 두고 민간 보험 업체가 사전 병력이 있는 사람들의 보험 가입을 막는 것을 보완해 준다는 점에서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오바마케어가 아닌 대안의 민간의료보험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미 정치 베팅 사이트 ‘프레딕트 잇’에 따르면 올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확률은 토론 직후 기존 53%에서 55%로 상승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같은 기간 52%에서 47%로 하락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토론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3300여명) 중 4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명확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32%에 그쳤다.

트럼프 수혜주 하락세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규제 완화로 주목받던 부문의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이면서, 라이엇 플랫폼스(채굴업체)와 코인베이스(거래소) 주가는 각각 2%, 0.79% 떨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첫날 ‘가상화폐 저승사자’ 개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할 것이라고 했다.

불법 이민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 토론 이후 열세를 보이자 사설 교도소 업체인 GEO그룹, 코어시빅 주가는 각각 6.83%, 2.66% 하락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모기업인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그룹’은 10.47% 폭락했다. 같은 트럼프 테마주로 묶이는 보수 성향 동영상 플랫폼 럼블도 4.07% 내렸다.

대선 이후 시장 전망은

전문가들은 대선 후보 TV 토론을 통해 관측된 두 후보의 정책을 통해 오는 11월 대선 이후 나타날 장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허미스의 스티브 키아바론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연방예산 적자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만큼 재무부 채권(국채) 가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동시에 대형 성장주, 기술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세금 인하, 관세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소형주와 경기 순환주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도 “채권에는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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