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가짜 번호판을 차에 달고 다닌 외국인 유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는 11일 "제주서부경찰서가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 혐의로 방글라데시 국적 20대 유학생 A씨를 입건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또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방글라데시 국적 20대 유학생 B씨도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10시 55분께 제주시 노형동 한 도로에서 가짜 번호판을 부착한 B씨 소유 승용차량을 무면허로 운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순찰을 하던 노형지구대 경찰은 해당 차량이 과태료를 내지 않아 수배된 차량임을 확인해 적발했다.
수사 과정에서 앞 번호판 음각에 입체감이 없는 사실에 수상함을 느낀 경찰은 뒷번호판과 대조를 벌여 앞번호판이 정교하게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속도위반 등 과태료 총 160만원을 체납해 지난 2월 27일 앞 번호판이 영치되자, 알리익스프레스 쇼핑몰에서 2만원에 동일한 번호판을 제작 의뢰해 지난 3월 24일부터 위조된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을 몰고 다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자동차 번호판 위조는 자동차 관련 불법 행위 가운데 처벌 수위가 가장 높다. 범죄에 악용되는 등 피해의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관리법에서는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실제 처벌 수위는 미미한 수준이다. 2022년 12월 대구에선 차량 과태료 미납으로 번호판이 영치되자 종이 번호판을 달고 다닌 60대 남성이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처벌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에 그쳤다. 가짜 번호판이 적발되자 체납된 과태료를 모두 부과했다는 게 이유였다.
앞서 울산에서는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종이 번호판을 부착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8개월 형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남성은 집행 유예 기간에 같은 범죄를 두 번이나 저질렀는데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