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선기자
더불어민주당 공부모임에서 윤석열 정권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다. 공부모임 강연자들은 긴축재정으로 인해 내수가 침체되는 동시에 감세 정책을 펼쳐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공부모임 '경제는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는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정과 조세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주최했다. '경제는 민주당'은 현역 민주당 의원 107명이 참여하는 최대 의원 공부모임이다. 이날은 진선미·김한규·최민희·김동아·문대림·박정현 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공부모임 강연자들은 윤 정권의 내년 예산안을 혹평했다. 재정 지출을 줄여 내수에 악영향을 주면서 감세 정책도 펼쳐 재정건전성도 악화시켰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677조4000억원으로 확정하면서 올해보다 3.2%만 늘어나는 긴축 예산이라고 발표했지만 올해 32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목표한 세액과 실제로 걷어 들인 세액의 비율을 뜻하는 진도율은 56.8%로 전년(63.2%) 대비 6.4%포인트 줄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도 예산안을 한 줄로 요약하면 재정책임성과 재정건전성의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것"이라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한 원인은 감세"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 정권으로 늘어나는 부채의 책임을 돌려선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대통령실은 국가 채무 및 가계 빚이 3000조원이 넘었다는 지적에 대해 "문재인 정권서 국가부채가 400조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을 지낸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현 정권은 국가부채에 대한 지적에 전 정권에서 예산을 많이 썼다고 해명하지만 400조원이라는 금액으로만 이야기한다. 비율로 보면 크게 늘지 않았다"며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었는데 현 정권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세로 인한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재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홍 대표는 "미국 레이건 정부가 대폭 감세를 했지만 낙수효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보편적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보다는 국가의 미래 전략과 관련된 부문에 지원해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적 위기가 왔을 때 정부가 재정을 확대하는 등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며 "지금 정권은 국가의 미래 전략이나 전술도 없고 경제를 보는 시각 역시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성과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우현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정정책의 방향이 일부 목적에만 부합하는 등 정책 간의 상충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인 정책 목표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지속적인 성과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