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 물가 전망 안정적…연체 우려는 4년4개월 만에 최고

뉴욕 연은 소비자기대조사 결과 발표
1년·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 유지
3개월 연체 확률 13.6%…2020년來 최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면서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4년여 만에 가장 커졌다.

9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내놓은 8월 소비자기대조사(SCE) 결과에 따르면 1년 후와 5년 후 물가 상승률 전망인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각각 3%, 2.8%를 기록했다. 지난 7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3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지난 7월 2.3%에서 8월 2.5%로 상승했다. 7월에는 뉴욕 연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3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0.2%포인트 올랐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상품 가격과 임금을 자극해 물가 상승을 장기화할 수 있어 통화당국은 다양한 기간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추적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 둔화하면서, Fed는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착수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에 8월 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갔지만 소비자들은 가스, 임대료, 의료비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가스는 향후 1년간 3.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임대료 상승률 전망은 7월 7.1%에서 7.3%로 높아졌고 의료비 상승률은 같은 기간 7.6%에서 8%로 상향됐다. 반면 식료품은 4.7%에서 4.4%로 상승률이 내릴 것으로 봤다.

노동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1년 후 미국 실업률이 더 높아질 확률인 평균 실업률 전망은 지난 7월 36.6%에서 8월 37.7%로 상승했다. 실직 시 다시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7월 52.5%에서 8월 52.3%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12개월 평균인 53.9%, 1년 전 55.7%에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다만 1년 후 중간 예상 수입 증가율 전망은 2.7%에서 2.9%로 상승했다.

다만 향후 3개월 동안 제때 빚을 갚지 못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연체에 빠질 확률은 지난 7월 13.3%에서 13.6%로 석 달 연속 상승했다.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연체 발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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