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5일(현지시간) 장초반 보합권에서 혼조세다. 8월 민간 고용이 3년 반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증가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하루 뒤 나올 '8월 고용 보고서'를 기다리며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3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4% 상승한 4만1031.62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03% 오른 5521.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3% 내린 1만7079.85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전에는 미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에 따르면 8월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9만9000건 증가해 2021년 1월 이후 가장 적었다. 전망치(14만4000건)와 전월(11만1000건) 수치 모두 밑돌았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구인 건수가 3년 6개월 만에 최저인 767만3000건을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또 다시 감지된 것이다.
넬라 리차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 하락세는 지난 2년간 엄청난 성장 이후 정상보다 느린 속도의 채용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주목해야 할 다음 지표는 임금 성장률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극적인 침체에서 안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감소해 고용 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지난주(8월25~3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수청치(23만2000건)와 예상치(23만1000건) 모두 밑돌았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월18~24일 주간 183만8000건으로, 역시 직전 주 수정치(186만건)와 시장 전망치(187만건)를 둘 다 하회했다.
보다 정확한 미 노동시장 현황은 6일 미 노동부가 내놓을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서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16만5000건 증가하고, 실업률은 4.2%를 기록했을 것으로 점친다. 비농업 신규 고용이 10만건 밑으로 떨어지거나 실업률이 4.4~4.5% 이상으로 오를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에 나설 가능성이 예상된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 부문 총괄은 "이날의 지표 혼조 이후 다음 날 발표될 고용 보고서가 투자자들에게 노동시장 상황을 보다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며 "시장은 경제가 너무 많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Fed가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고용 지표 둔화로 국채 금리는 내리고 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5bp(1bp=0.01%포인트) 밀린 3.71%,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bp 밀린 3.72%를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프론티어 커뮤니케이션즈가 8.35% 내리고 있다. 버라이즌이 이 회사를 20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테슬라는 2025년 1분기 유럽, 중국에서 완전자율주행(FSD) 지원 프로그램을 출시한다고 발표한 뒤 3.22% 오르고 있다. 젯블루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 상향 후 4.87% 상승 중이다. US스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 매각을 금지할 것이란 보도로 전날 17.47% 폭락한 뒤 현재 2.86%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 지연과 미국의 재고 감소로 오르고 있지만 수요 둔화 우려에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64달러(0.9%) 오른 배럴당 69.8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66달러(0.9%) 오른 배럴당 73.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