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교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발 '공포장'이 조금은 진정된 모습이었기 때문에 코스피는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04포인트(0.09%) 상승한 4만974.9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8.86포인트(0.16%) 내린 5520.07,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2.00포인트(0.30%) 하락한 1만7084.30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며 폭락 분위기를 연출한 것과 달리 다우지수가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하락폭을 줄였다. '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했다. 고용이 불안하다는 지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의 7월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계절조정 기준 구인 건수는 767만3000건으로, 전월 대비 23만7000건이 줄었다. 또한 이는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 예상보다 약한 고용과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기대감도 커졌다.
종목별로 보면 전날 폭락 분위기를 주도한 엔비디아가 또다시 1.66% 하락했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악영향을 미쳤다. 애플(-0.86%)과 구글 알파벳(-0.50%), 아마존(-1.66%), 마이크로소프트(-0.13%) 등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일부 대형 기술주에는 반발 매수세도 유입됐다. 테슬라가 4.18%, 메타가 0.19% 각각 상승했다. 테슬라의 경우 8월 중국에서 8만6697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월 대비 17%, 전년 대비 3% 상승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밖에 미국 증권사 CLSA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아웃퍼폼'으로 상향 조정한 쿠팡이 7.5% 올랐고, UBS가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한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은 4.0%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하락이 우세했던 9월에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달에만 최대 1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저점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메릴 앤드 뱅크오브아메리카 프라이빗 뱅크의 투자 책임자 크리스 하이지는 "향후 8주간은 포트폴리오를 재조정·다각화한다면, 실제 시장이 투자자 개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도록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했다.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865억원, 730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반도체 종목이 약세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기대한다"며 "그러나 (미국의) 금요일 고용 지표 발표와 외국인 수급 부재 영향으로 반등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 높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만 약 19조원 가까이 순매수했으나 4일 기준 약 12조원까지 하락했다"며 "반도체 외 업종 수급은 견조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국, 포트폴리오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