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경합주 승패에 결정적인 노동조합 표심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해리스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절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합동 유세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밝힌다.
피츠버그는 미국 철강 제조업 상징인 US스틸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수십년 간 노조와 가까운 관계를 구축해 온 바이든 대통령과 이 곳을 찾아 US스틸은 미국 자본이 소유·운영해야 하며, 미 철강 노동자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 역시 US스틸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본제철이 지난해 12월 미국 철강 제조업 상징인 US스틸을 149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미 노동계와 정치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US스틸 매각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양사 인수·합병(M&A)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미 정치권과 노조의 반대에 대선 국면까지 맞물리면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미국 법무부는 이 거래가 성사될 시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US) 역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관련 심사를 진행 중이다. CIFUS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M&A를 불허할 수 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승리를 위해 노조와의 접촉면을 확대하고 있다. 노조의 표심은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 승리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전을 펼치는 경합주 7곳 중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의 경우 유권자의 5분의 1이 노조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친(親)노조 행보를 확대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백인 노동자의 표를 찾아온다는 포석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피츠버그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공동 유세에 나서기에 앞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찾아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을 대상으로 연설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