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래기자
티 박스(tee box)는 골프의 출발점이다. 티를 꽂고, 공을 올려놓고, 샷을 한다. 플레이가 시작되는 공간이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은 티 박스에 오르면 아무 생각 없이 샷을 한다. 좋은 스코어, 만족할 만한 구질을 얻기 위해선 티 박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티를 꽂는 것부터 신중해야 한다. 티 박스는 연습장처럼 평평하지 않다. 자세히 보면 살짝 경사가 있다. 가능한 구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곳에 티를 꽂아야 한다. 티 박스의 경사도에 따라 훅과 슬라이스가 나올 수 있다. 2클럽 이내 허용되는 구역을 효과적으로 쓴다. 뒤쪽으로 가더라도 최대한 평지를 찾아내는 게 우선이다. 동료들의 티를 꽂는 위치를 확인한다. 티 박스 밖에서 눈으로 체크한다. 티 박스에 오르면 발로 경사도를 파악한다. 어드레스 할 곳이 평평해야 한다. 어드레스를 한 뒤 작은 돌이 있어도 다른 곳으로 옮긴다.
티 박스에 서면 안전한 공략 포인트를 정한다. 해저드나 아웃오브바운즈(Out of Bounds), 벙커 등 위험 지역을 피해서 에임한다. 왼쪽에 장애물이 있다면 티 박스 왼쪽에 티를 꽂고 가운데를 보면 오른쪽을 넓게 쓸 수 있다. 오른쪽에 해저드가 있다면 티 박스 오른쪽을 사용해 샷을 한다. 타수를 까먹는 것을 대비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다.
골퍼의 구질에 따라 티 박스를 이용한다. 구질이 왼쪽으로 가는 골퍼는 티 박스 왼쪽,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골퍼는 티 박스 오른쪽을 쓴다. 티를 꽂을 때도 높이를 조절한다. 맞바람이 많이 불 때는 평소보다 티를 조금 낮게 꽂는다. 탄도를 낮춰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반대로 뒤바람이 있을 경우 티를 살짝 높게 꽂는다. 바람을 이용해 비거리를 충분히 확보한다.
클럽에 따른 티 높이도 조정한다. 프로 선수들도 아이언의 로프트와 샤프트의 길이에 따라 미세하지만, 티 높이를 조절한다. 특히 파3 홀의 경우 이 점을 신경 쓴다. 쇼트 아이언(#7-9)을 잡을 때는 티를 지면에 붙여 꽂는다. 롱 아이언(#4-6)을 들었다면 쇼트 아이언보다 티를 조금 높이 한다. 롱 아이언은 투어 선수들도 쉽게 다룰 수 있는 클럽이 아니다. 롱 아이언으로 티샷을 할 때 뒤땅을 조심해야 한다. 선수들은 티를 꽂을 때 기울기까지 활용한다. 타깃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꽂으면 같은 높이에서도 탄도가 낮아지고 페이드 구질이, 반대 방향은 탄도는 높아지고 드로우 구질이 나온다.
티 박스에선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티 샷 순서가 정해지면 동반자의 플레이에 집중한다. 수다를 떨다가도 스윙을 위한 루틴에 들어가면 침묵한다. 소음이 들어가면 샷을 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즐거운 라운드를 위해 서로 배려해야 한다. 혹 상대의 티 샷 모습을 가까이서 보려고 바로 뒤에 서 있는 골린이(골프+어린이)가 있다. 샷을 할 때 시야에 들어올 수 있다. 멀리 떨어져서 봐도 충분하다.
티를 꽂을 때도 주의한다. ‘배꼽’이 나가면 안 된다. 반드시 티잉 구역 안에서 샷을 해야 한다. 두 개의 티 마커를 연결한 직선에서 두 클럽 뒤로 확장한 직사각형이다. 이 구역을 벗어난 곳에서 스탠스를 취하는 것은 상관없다. 연습 스윙을 하다가 공이 클럽에 맞거나 진동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공을 치려는 의도 없는 것은 무벌타다. 다시 공을 올려놓고 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