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개정된 교육과정 적용으로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사용될 새 검정 교과서가 공개됐다. 특히 중·고교에서 사용될 일부 역사교과서에 보수편향적 시각이 담겼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념 논쟁이 재점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는 30일 자정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고교 검정교과서 심사 결과를 관보에 게재했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새 교육과정이 적용돼 교과서가 바뀐다.
교육계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고교 역사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이념 논쟁에 휩싸여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역사교과서 편향성 논란이 일자 국정화를 추진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도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발표했다가 보수진영의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이번 심사를 통과한 중·고교 역사교과서는 9개 출판사의 32종이다. 중학교 역사Ⅰ·Ⅱ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검정 심사를 통과한 출판사는 총 7곳으로 ▲지학사 ▲미래엔 ▲주식회사리베르스쿨 ▲비상교육 ▲해냄에듀 ▲천재교과서 ▲동아출판 등이다. 고등학교 한국사Ⅰ·Ⅱ는 총 9곳의 출판사가 심사를 통과했다. ▲동아출판 ▲비상교육 ▲지학사 ▲주식회사리베르스쿨 ▲해냄에듀 ▲한국학력평가원 ▲천재교과서 ▲주식회사씨마스 ▲미래엔 등이다.
이 중 이번에 처음으로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를 두고 보수적 시각으로 현대사를 서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계에 따르면 해당 출판사는 이승만 정부에 대해 '독재'라고 서술하는 다른 교과서와 달리 '장기 집권'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업적만을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진보학계에서 사용해 온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서 표지에 연평도 포격 사건 그림을 넣는 등 역사 논쟁이 불거질 만한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는 다음 달 2일부터 학교에 전시된다. 교과협의회 등을 통해 교사와 학생들이 사용할 교과서 후보를 고르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게 된다. 학교별 교과서 채택 여부는 오는 10월쯤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