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학교서 '스마트폰' 못쓴다…'디지털 쉼표' 도입하는 프랑스

200개 중학교서 시범 조처 후 내년 시행
등교 때 수거한 뒤 하교 시간 돌려주기로

프랑스 정부가 오는 9월부터 200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등교 후 스마트폰 금지' 정책을 시범 도입할 방침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은 니콜 벨루베 프랑스 교육부 장관 대행이 27일(현지시간) 신학기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200개 중학교에서 '디지털 쉼표' 조처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라며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디지털 쉼표는 학생들이 등교한 뒤 휴대전화를 모두 수거했다가, 하교할 때 다시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해당 정책은 우선 프랑스 내 200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시행한 뒤, 내년 1월부터는 전국에서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프랑스는 이미 2018년 초·중학교 내 휴대전화 소지는 허용하되,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별다른 강제성이 없다 보니 운동장, 복도는 물론 교실에서도 이런 방침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교육 당국은 물리적으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막기로 한 것이다.

다만 프랑스 현지 매체들은 해당 조처를 진행하려면 지역 교육 당국에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르 피가로'는 "디지털 쉼표가 성공하려면 예산 지원은 물론 학교 측의 조직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디지털 쉼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설립한 '스크린 사용 전문가 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 권고안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기기가 수면,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 방식, 신체활동 부족, 과체중과 비만, 시각에 미치는 직간접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또 보고서는 11세 이전에는 휴대전화 사용 자체를 금해야 하며, 11~13세 연령대엔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휴대전화만 지급해야 하고, 15세 이전에는 인터넷 이용은 가능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은 차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15세 이후로는 SNS 사용을 허용하되 '윤리적인' SNS로 한정해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글로벌 플랫폼은 해당 '윤리적 SNS'에서 제외되며, 이런 매체는 만 18세가 지난 뒤에야 허용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한편 미성년자의 휴대전화 사용 문제는 최근 여러 선진국에서 논쟁 대상으로 떠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경우 지난 6월 교육위원회 결의안을 채택, 내년부터 공립 초·중학교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독일은 이미 공립 학교에서 교육 외 목적으로 교실 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월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했지만, 시행 여부는 개별 학교가 직접 결정하도록 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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