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해야…선진국과 블록체인 정책 격차 좁혀야'

한국증권학회 제3차 정책 심포지엄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디지털 자산시장의 발전 방향 모색

만보정담-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이사는 27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행정조치로 승인이 가능하다"라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블록체인 정책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디지털 자산시장의 발전 방향 모색'을 주제로 열린 한국증권학회 제3차 정책심포지엄에 참석해 "일본이 (블록체인 정책과 관련해) 맹렬한 기세로 달려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디지털 자산시장과 새로운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과 금융의 관계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자산으로서 블록체인 △지급수단으로서 블록체인 △탈중앙화금융(디파이)로서 블록체인 △소유권으로서 블록체인 4가지 관점으로 설명했다.

김 대표는 우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은 이미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이더리움 현물 ETF가 등장했다"며 "매우 의미 있는 자산군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지급수단으로서 블록체인 역시 사실상 논쟁이 끝났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국제결제은행(BIS)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관련 연구를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는 지급수단으로서 블록체인에 대해 잠재적인 파괴력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개발도상국에서는 지급수단으로 매우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파이 금융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이지만, 레버리지 비율이 생각보다 낮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IS는 지난 3월 디파이 금융 전수조사를 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디파이 금융의 레버리지가 생각보다 낮다"며 "서브프라임(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헤지펀드는 레버리지 수준이 40~50배였으나, 디파이는 3~4배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디파이 금융의 레버리지 수준이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여전히 중앙은행이나 금융감독당국이 우려의 시선을 갖고 있지만, 무질서한 시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로 '소유권으로서의 블록체인'을 강조했다. 단순히 글로벌 기업을 넘어 규제조차 어려워지고 있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각국의 경계를 넘어선 빅테크 기업을 어떻게 규율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증권, 그림이 아닌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는 자산에 대한 권리가 점점 중요해지는 디지털 경제에서 이에 대한 소유권을 확정하고 관리하고, 이동시키는 방법이 현재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 경제에서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는 자산은 탈중앙화할 수밖에 없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빅테크 기업의 규제와 관련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김 대표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며 거시·금융 정책을 주도했다. 특히 2018년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가상자산 정책을 수립한 인물이다. 당시 법무부 장관 등은 가상자산 정책과 관련해 가상자산거래소의 폐쇄에 입장이 기울었으나, 김 대표가 실명제 도입 등의 제도를 만들어 국내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지속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증권자본시장부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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