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신약 '렉라자' FDA 승인…'韓 제약업 새 이정표'[AK라디오]

유한양행 독자개발한 신약
韓 제약업 글로벌 시장 확장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신약 '렉라자(Leclaz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은 한국 제약사 역사상 최초로 항암제 신약이 FDA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한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유한양행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제약 업계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제약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승인은 한국이 신약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치료제로, 레이저티닙(Lazertinib)이라는 신약 후보 물질을 기반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약물이다. 이 물질은 한국의 바이오텍 기업 제노스코(Genosco)가 미국 보스턴에서 설립한 자회사에서 처음 합성되었다. 제노스코는 소규모 바이오텍 기업으로서 자체적인 신약 개발보다는 유망한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대형 제약사에 라이선스 아웃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2015년, 유한양행은 이 레이저티닙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포착하고 라이선스를 도입했다. 이후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을 진행했으며, 국내에서 자체 임상시험을 통해 렉라자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임효영 유한양행 부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승인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렉라자'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렉라자의 개발 과정에서 유한양행은 두 가지 전략을 병행했다. 첫째는 한국 내에서의 임상시험 및 상용화였다. 유한양행은 한국의 세브란스 병원과 협력하여 임상 1상을 마친 후, 2018년까지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렉라자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아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렉라자는 단독 요법으로 사용되며, 초기 폐암 환자들에게 사용 가능한 1차 치료제로 자리잡았다.

둘째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었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상용화를 위해, 세계적인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과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임상 1상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레이저티닙을 존슨앤드존슨에 라이선스 아웃했다. 이로 인해 존슨앤드존슨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레이저티닙을 기반으로 한 폐암 치료제 개발을 이어갔다. 특히, 존슨앤드존슨은 자사가 이미 보유한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Rybrevant)와의 병용 요법으로 렉라자의 개발을 추진했다. 병용 요법은 여러 약물을 함께 사용하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특히 암 치료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FDA 승인은 바로 이 병용 요법에 대한 승인이다. 미국 FDA는 렉라자가 리브리반트와 병용 요법으로 사용할 때, 기존 치료법에 비해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렉라자는 미국 시장에서 리브리반트와 함께 사용될 예정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는 렉라자가 단독 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두 시장에서 각각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게 되었으며, 이는 향후 렉라자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의 이번 성과는 단순히 신약 개발을 넘어, 그들의 투자 안목과 전략적 결정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제노스코가 합성한 레이저티닙의 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본 유한양행은 이 물질을 도입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과 글로벌 시장을 나누어 개발을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렉라자의 글로벌 출시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 왔다. 특히, 유한양행은 이번 신약 개발 과정에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여러 기업들이 협력하여 혁신을 이루는 방식으로, 제약 업계에서는 신약 개발의 필수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렉라자의 FDA 승인으로 인해 유한양행은 상당한 재무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유한양행은 존슨앤드존슨과의 기술 수출 계약을 통해, FDA 승인 시점을 포함한 각 개발 단계에서 마일스톤 수익을 받기로 합의했다. 이번 FDA 승인을 통해 유한양행은 약 800억 원의 마일스톤 수익을 받게 된다. 이 외에도, 향후 렉라자가 미국과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면, 유한양행은 매출액의 최소 10% 이상의 로열티를 받을 예정이다. 이는 유한양행의 재무적 성과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레이저티닙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제노스코와 그 모기업 오스코텍도 상당한 수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노스코는 이번 FDA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의 20%를, 오스코텍은 20%를 각각 배분받게 된다. 이는 제노스코와 오스코텍이 초기 기술 개발에 기여한 데 따른 보상이며, 이들의 재무적 성과를 크게 향상시킬 전망이다. 특히, 오스코텍은 코스닥 상장사로서 이번 성과가 회사의 주가와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렉라자의 FDA 승인으로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한국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한양행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 제약 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며, 앞으로도 유한양행의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승인이 유한양행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향후 신약 개발에서 어떤 전략적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FDA 승인은 유한양행과 한국 제약 산업 모두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 제약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앞으로도 유한양행의 신약 개발과 글로벌 확장 전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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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중기벤처부 이동혁 기자 dong@asiae.co.kr영상팀 이경도 기자 lgd012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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