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기자
올해 2분기 가계신용(빚)이 전 분기 대비 13조8000억원 늘면서 가계빚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한 데다, 카드 대금인 판매신용도 소폭 증가 전환하면서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8000억원(0.7%) 늘었다. 가계신용은 지난 1분기 3조1000억원(-0.2%) 소폭 감소한 뒤 증가 전환해 2분기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조9000억원(1.9%) 늘어 작년 3분기부터 4분기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정부와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규모 자체를 급격히 줄이기보다 증가 속도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점진적으로 하향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번 2분기 가계신용 증가폭은 과거 2010~2019년 분기 평균(약 20조원)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에 신용카드 등 외상으로 구입한 금액(판매신용)을 합한 것으로 가계의 포괄적인 빚을 의미한다.
가계대출 잔액은 1780조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5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기타대출의 감소폭은 축소되면서다.
주택담보대출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1분기(12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돼 16조원 늘었다.
기타대출은 1분기 중 상여금을 이용한 대출 상환 등 계절적 요인이 소멸되면서 전 분기보다 감소폭이 축소(-13조2000억원->-2조5000억원)됐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증가폭이 1분기 3조2000억원에서 17조3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감소폭이 축소(-8조원->-3조9000억원)됐다. 기타금융기관 등은 증가폭이 축소(4조원->1000억원)됐다.
2분기 판매신용(카드 대금) 잔액은 116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판매신용은 작년 3분기(2조8000억원), 4분기(1조5000억원) 증가하다 올해 1분기(2조3000억원) 감소한 뒤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확대되면서 증가 전환했다.
김 팀장은 향후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 "올해 상반기까지 가계대출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이내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3분기의 경우 주택매매 거래가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 및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했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정책적 효과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