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한국호머’ 회장, 20년동안 조선왕릉 답사기 담은 책 펴내

“조선왕릉은 지난 500년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곳이다. 나에게 조선왕릉은 그 어느 문화유산보다 훌륭한 역사의 현장이다”

삶의 역경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한 성공한 기업가이자 ‘나눔’이 삶을 결정한다는 신념을 평생 실천해 오고 있는 기업인 ㈜한국호머 이종우(85) 회장이 조선 왕릉을 답사하며 500년 조선의 역사를 되돌아 본 흔적을 담은 ‘역사가 묻힌 조선왕릉을 찾아서’를 출간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역사가 묻힌 조선왕릉을 찾아서' 책 표지.

이종우 회장은 “지난 20여년간 조선왕릉을 답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500년 조선의 역사, 왕릉에 대한 정보와 나의 생각을 정리해 책에 담아보았다. 나는 역사 전문가는 아니지만 왕릉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이 책을 만들었다”면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조선의 왕릉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왕릉 답사 초보자들에게 작지만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1년 7월에는 이종우 회장의 위기와 역경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온 80여년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자서전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가 출간된 바 있다. 이 회장은 1938년 일본에서 태어나 광복 후 1946년 경북 김천에 귀국했지만, 한국전쟁을 겪으며 힘들고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배움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으로 공군 전역 후 군무원으로 근무하던 1964년, 27세의 늦은 나이로 영남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아침에 도시락 두 개를 손수 싸서 점심은 군대에서 저녁은 학교에서 먹으며 주경야독해 4년 만에 학업을 마쳤다.

1977년 경량철골 및 칸막이 자재 생산 전문업체인 ㈜한국호머를 설립해 자신만의 성공신화를 써나간다. 연구와 기술 개발을 거듭한 끝에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신기술을 소개하며 건축 자재 국산화와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1980년대 당시 아시아 최고층 건물인 63빌딩과 여의도 쌍둥이 빌딩으로 잘 알려진 LG트윈타워 공사를 따내며 기업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다.

이 회장은 스스로에게 엄격한 것과 달리, ‘나눔’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큰 배포를 갖고 있다. 2019년 이 회장은 모교인 영남대에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탁해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학교법인 영남학원 이사로 있으면서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보다가, 거액의 발전기금을 리노베이션 비용에 보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이종우과학도서관’을 새로이 선보인다.

한국호머 이종우 회장이 출판기념회에서 책에 서명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를 위해 2002년 영남대에 ‘송암장학회’를 설립해 현재까지 14억원이 넘는 장학기금을 기탁해 오고 있다. 영남대뿐만 아니라, 송암이종우장학재단을 설립해 전국의 고등학교와 대학 등에 장학기금을 전달하며 인재 육성에도 힘 써오고 있다. 이같이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이 회장은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안았다.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구대선 기자 k586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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