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중동 확전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미국 외교 수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가자전쟁 휴전 협상 압박을 위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이 아닌 하마스를 압박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고,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다. 이어 19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등 이스라엘 주요 인사들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중동 지역의 확전 방지를 위한 휴전 협상 타결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휴전 및 인질 협상이 "변곡점에 있는 중대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9번째다. 블링컨 장관은 20일에는 이집트 방문으로 중동 순방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휴전·인질 석방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마스와 (새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주간 내각회의에서 "하마스는 지금까지도 완강한 태도를 보이면서 도하 협상에 대표도 보내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에서도 '강력한 군사·외교적 압박이 인질 석방을 달성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반면 하마스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중재자들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은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인질을 팔레스타인이 직면한 것과 같은 공격에 노출시킨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이집트·카타르는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협상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스라엘을 뺀 세 나라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이견을 좁히기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다며 이번 주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편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중재국들 노력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가자지구에서는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18일 밤새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19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