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북한이 올해 들어 대량의 오물 풍선을 여러 차례 남쪽으로 날려 보내면서 1500건이 넘는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 인력 약 1만명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북한 대남 오물 풍선과 관련한 119 신고는 총 1567건이다. 출동한 소방관은 1만405명, 소방 차량은 2485대였다.
대남 오물 풍선과 관련해 가장 많은 119 신고가 접수된 지역은 서울이었다. 서울의 신고 건수는 1126건으로, 전체의 71.9%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경기 남부 162건, 경기 북부 151건, 인천 56건, 강원 48건, 충북 16건 등의 순이었다.
오물 풍선으로 인한 신고는 접경 지역뿐만 아니라 울산(1건)과 전남(2건), 경북(4건) 등 북한과 상대적으로 먼 남부 지역에서도 들어왔다.
지난 6월 2일에는 휴전선에서 직선거리로 약 216㎞ 떨어진 경북 영양군 입암면의 한 마을에서 대남 풍선이 발견됐다는 신고도 있었다.
양 의원은 "북한의 오물 풍선으로 인한 119 신고가 수도권 등 접경지역뿐 아니라 여러 지방에서 접수되면서 국민 일상과 안전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차단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5월 말 본격적인 오물 풍선 살포에 나섰다. 같은 달 29일에는 강원, 경기, 경상, 전라, 충청 전국 곳곳에서 북한이 오물과 쓰레기를 담아 날려 보낸 대형 풍선 260여 개가 발견됐다. 과거 북한은 2016~2017년 연간 1000개가량의 풍선을 날려 보낸 적은 있었지만, 하루 만에 수백개의 풍선을 살포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26일 국내 대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면서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중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최근에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린 것은 지난 10일과 11일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북측이 240여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이 식별됐고 경기 북부 지역에 10여개가 낙하했다”고 했다. 230여개에 달하는 쓰레기 풍선은 북측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시 남풍이 불고 있어서 대부분의 풍선은 휴전선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류·플라스틱병 등 쓰레기"라며 "현재까지 분석 결과 위해 물질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