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관.종]씨에스윈드 '아픈 손가락' 자회사의 변신…증권가 러브콜

증권사 10곳 목표가 줄상향
한달새 주가 30% 급등
연기금·투신업계 중심 매수세

편집자주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실적 턴어라운드 국면 진입'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 가능성에 역풍을 맞았던 씨에스윈드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기대 이상의 실적)를 기록하면서 증권사 러브콜을 받았다. 본업인 타워·부품 매출에서 호실적을 낸 데다, 올해 1분기 '아픈 손가락'이었던 하부구조물 자회사가 깜짝 성과를 낸 덕분이다. 주가도 지난 12일 종가 기준 6만5000원을 돌파하며 한달새 30%에 가까이 급등했다.

증권사 10곳이 한달새 목표가 줄상향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새 국내 증권사 10곳이 씨에스윈드의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삼성증권의 경우 종전 목표가 6만9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7만7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두 번이나 목표가를 높여 잡기도 했다. 전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목표가를 내건 곳은 DS투자증권으로 9만7000원이며, 가장 보수적인 목표가를 내건 곳은 메리츠증권(7만4000원)이다.

씨에스윈드는 풍력 타워와 관련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2006년 설립됐다. 이후 2014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현재는 베트남, 미국, 포르투갈, 중국, 터키, 대만,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타워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해상풍력을 주력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업체 블라트 인더스트리를 인수했다. 현재 블라트는 '씨에스윈드 오프쇼어(CSWO)'로 사명이 바뀐 상태다.

증권가에선 연결 기준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크게 웃돌면서 연간 실적 기대감이 커졌다. 씨에스윈드는 올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8578억원, 영업이익 13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2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401억원을 224.9%나 웃돌았다.

2분기 실적 시즌이 임박할 당시부터 시장에선 기대감이 고조됐다. 삼성증권의 경우 실적 발표 직전(7월26일)과 실적 발표 직후(8월9일) 두 번에 걸쳐 목표가를 높이기도 했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도 "CSWO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527억원을 기록한 이후 발주처와 해상 변전소(OSS) 단가 인상 및 공사손실충당부채 환입 관련 협상을 진행했다"며 "협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 덕분에 흑자 전환했다"고 풀이했다.

하부구조물 부문은 1분기만 해도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었으나 2분기에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야기했던 (CSWO의) OSS 프로젝트에서 단가 인상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과거 적자가 2분기 이익으로 되돌아왔다. 해당 OSS 프로젝트에서의 이익은 전체 하부구조물 사업부 이익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본업인 타워·부품 매출 수익도 견고하다는 평가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AMPC 금액 증가 추이를 고려하면 미국 생산 법인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매크로 환경(금리) 및 전방 업체들의 사업 현황 고려 시 풍력 산업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중"이라고 짚었다. 특히 향후 업황 회복 시 씨에스윈드 기존 수주 빠르게 실적에 인식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이다. 문경원 연구원 또한 "AMPC 역시 327억원(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메리츠증권의 예상치 대비 약 70억원 더 인식됐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도 오름세다. 씨에스윈드 주가는 12일 종가 기준 6만5400원으로 이달 초인 8월 1일(5만900원) 대비 28.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는 353.61로 383.68보다 7.8% 하락했다. 특히 최근 주가 오름세에 기여한 주체는 기관·외국인이다. 이달 들어 기관은 658억원, 외국인은 136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개인은 홀로 823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특히 기관투자자 중 연기금이 236억원, 투신업계가 247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CSWO 실적 개선·외부환경 '긍정적'

과감한 인수합병(M&A)의 결과물인 자회사 CSWO가 시장 의구심을 딛고 수익 기여 사업으로 전환됐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하부구조물 부문 관련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씨에스윈드가 CSWO를 처음 인수했을 때부터 지속됐던 판가 협상 우려를 털어냈다"면서 "2024년 매출액 가이던스를 기존 2조7000억원에서 3조원, 영업이익률을 7%에서 9%로 높인다"고 밝혔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신규 수주도 연간 가이던스(3조원)의 약 60%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하반기 유럽 해상풍력 프로젝트 발주로 타워 및 하부구조물 수주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하부구조물 관련) 성공적인 재협상으로 얻은 가장 큰 것은 유럽 하부구조물 시장이 쇼티지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면서 "향후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나 재협상을 통한 손실 보전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회사를 둘러싼 외부 변수와 관련해선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 앞서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올해 11월 미국 대선 승리가 점쳐지면서 친환경 재생 에너지가 쇠락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 축소 가능성이다. 공화당 등 우파 득세 시 IRA 보조금 액수가 작아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 이진호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커지며 주가가 하락했던 부분도 '해리스 트레이드'로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 초입이라는 점도 회사에 유리한 환경으로 꼽힌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월가의 주요 금융사들은 다음 달에 열리는 회의뿐만 아니라 11월에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 정성화가 금리 하락기 초입에 찾아온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풍력 업체는 미국 대선 결과보다 고금리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투자자 주의를 당부하는 '신중론'의 경우 불확실성에 더 초점을 맞췄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워 부문이 순조로운 성장을 보이고 있고 하부구조물 부문도 블라트 인수 이후 단가 협상, 생산성 개선으로 정상화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다만 단가 협상과 신규 수주 가시성을 점치기 어렵고 미국 대선 불확실성으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주력 거점인 미국 법인의 경우 전력 인프라 부족 현상 등을 감안해 생산설비 확장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나 주력 고객사 생산물량 비중 상승 등으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멀티플 변화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분기별로 보면 올 3분기의 경우 전분기 대비 기저효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업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92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9% 감익될 것"이라며 "3분기에도 CSWO 내 모노파일 추가 판가 협상을 기대하지만 이로 인한 실적 개선 폭은 해상변전소보다 작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해상변전소는 600~700억원, 모노파일은 300~4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자본시장부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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